매물로 나온 중견건설사들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TX건설의 매각이 성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마감된 STX건설 예비입찰에 모두 8개 기업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차 매각을 진행할 당시 예비입찰에 4곳이 응찰했던 것과 비교하면 STX건설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배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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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구철 STX건설 대표이사. |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인수후보자들이 실사를 진행한 뒤 22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세환컨소시엄이 STX건설 인수에 가장 적극인 의지를 보인다. 세환컨소시엄은 정만채 세환그룹 대표와 홍건표 신일유토빌건설 회장이 이끄는 계열사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정 대표는 “STX건설은 파산직전까지 갔던 회사로 우발채무 리스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장기적 브랜드 가치를 보고 인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STX건설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STX건설은 토목건축공사를 주력으로 하며 2010년대 시공평가능력 30위권까지 진입했던 중견건설사다. STX건설은 상위 10위권 건설사만 보유하고 있는 화력발전소 시공경험도 갖고 있다.
STX건설의 가격이 200억~250억 원으로 인수하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금액이라 본입찰 흥행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매물로 나온 중견건설사 가운데 동부건설과 동아건설산업도 최근 각각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삼라마이다스(SM)그룹과 본계약을 체결했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는 애초 2060억 원의 인수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본입찰이 최종 결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한국토지신탁 등 투자자 유치에 성공하며 본계약을 체결했다.
SM그룹도 올해 중견건설사 4~5곳을 인수해 건설사 몸집을 키우겠다는 계획에 따라 올해 초 성우종합건설을 인수한데 이어 동아건설산업까지 인수했다. SM그룹은 동아건설산업 인수로 토목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TX건설과 동부건설, 동아건설산업처럼 새 주인을 찾는 건설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남기업은 최근 매각이 불발됐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지만 본입찰에서 발을 뺀데다 본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한 기업이 써낸 인수가격이 매각예상가격에 미치지 못해 유찰됐다.
경남기업은 애초 자회사인 수완에너지를 분리매각하려고 했지만 실패하면서 매각가격이 500억 원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인수후보자들이 인수가격에 부담을 느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도 매각이 불투명하다. 삼부토건은 지난달 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해 매각이 한 차례 무산됐다. 삼부토건은 회생채무 변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자회사 삼부건설공업의 매각이 불발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은 재매각을 추진해 8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기로 했는데 회생채권 등을 고려한 매각가격이 1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