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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아웃도어 패션 변화무쌍, 휠라 F&F 누가 적자생존 승자 되나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1-1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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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코로나19 팬데믹은 패션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외출이 줄면서 전체의류 소비가 급감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신명품과 골프, 원마일웨어 등으로 뜻밖의 성장기회를 잡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은 또 다른 위기와 기회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때 불황을 모르는 산업이라고까지 불렸던 아웃도어 패션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이미 아웃도어 패션시장은 2010년대 이후 브랜드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는 고난을 겪었으며 기업들은 등산과 캠핑, 홈트레이닝, 골프 등으로의 전문화와 고급화 압력을 받았다.

골프가 팬데믹을 지나는 동안 이른바 비대면 스포츠로 여겨지면서 아웃도어 패션시장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는데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그동안 유입됐던 MZ세대 골퍼인 ‘골린이’들이 빠져나가면서 관심이 잦아들고 있다.

이제 이 골린이들이 비싼 그린피를 피해 대안으로 삼은 곳은 테니스 코트다. 테니스는 귀족 스포츠를 하면서 과시욕을 발산한다는 욕구는 그대로 채워주면서도 장비와 레슨, 대관료 면에서 골프보다 훨씬 저렴해 완벽한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테니스용품 매출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440%나 늘었으며 2022년 국내 테니스 인구와 시장 규모도 처음으로 60여만 명과 3천억 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 상황을 보고 웃는 기업은 누굴까? 먼저 테니스웨어의 대명사 휠라를 들 수 있다. 휠라는 오랫동안 테니스 프로선수 마케팅에 공을 들여 글로벌 대표 테니스 브랜드라는 명성을 쌓아온 곳이다.

1973년 스웨덴의 비외른 보리를 시작으로 세계 정상급 테니스선수들을 후원했으며 2022년에도 체코의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 미국의 존 이스너 등 전 세계 20여 명의 정상급 선수를 후원했다. 한국에서는 권순우 선수와 14살 유망주 조세혁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2022년에는 휠라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조한 테니스웨어 컬렉션 '화이트라인' 물량을 2021년보다 290% 늘려 늘어난 테니스 인기에 대응했다. 2023년에는 1월 호주오픈에 참가한 휠라 후원선수들이 착용한 테니스웨어 '프로 플레이어 컬렉션'을 한국에 출시했다.

지난 2017년 휠라는 디스럽터2 운동화가 글로벌 어글리슈즈 열풍을 주도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는데 이 성공을 이어갈 이른바 '포스트어글리' 아이템을 찾지 못해 성장이 주춤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이제 휠라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테니스웨어 시장이 아웃도어 패션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부터 테니스웨어가 아웃도어패션업계의 다음주자가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기존 테니스웨어 라인을 강화하거나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는 식의 대응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등산복과 골프웨어의 경험을 돌이켜봤을 때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시간은 2~3년 정도고 결국엔 일부 명품브랜드들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프리미엄 전략을 펴는 곳이 있으니 F&F다. F&F는 MZ세대의 유행을 누구보다 빨리 포착해 이를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브랜드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이름이 높은 곳이다.

F&F는 1997년 미국 프로야구 MLB를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재해석했으며 한국과 중국에서 스트리트패션 유행을 선도했다.

2012년에는 자연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를 재해석한 브랜드 디스커버리 어패럴로 아웃도어 유행을 이끌었고 2021년에는 골프장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지분을 인수하면서 골프시장 성장에 올라탔다.

이런 성공들 때문에 업계에서는 김창수 F&F 회장을 가리켜 라이선스 사업의 귀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 회장은 2022년 테니스웨어의 차례가 오는 것을 포착했다. 그해 7월 827억 원을 들여 이탈리아 테니스웨어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를 인수한 것이다. F&F는 세르지오 타키니를 통해 점점 커질 국내 프리미엄 테니스웨어 시장에서 입지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1966년 동명의 이탈리아 테니스선수가 창립한 뒤 미국의 존 맥켄로와 지미 코너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라 사바티니 등 전설적 테니스 선수들을 후원하면서 휠라 못지않은 전통을 쌓아왔다. 또한 유럽과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도 통하고 있다.

테니스웨어가 아웃도어 시장의 차기주자로 기대받는 가운데 업계에서 이름 높은 두 전설적인 글로벌 브랜드가 이 시장을 두고 한국에서 맞붙으려고 한다.

테니스 그 자체인 휠라가 당당히 자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아니면 세르지오 타키니를 쥔 김창수 F&F 회장이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가게 될까?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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