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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동남아 공략 본격화, 전기차로 '일본차 텃밭' 인도네시아 뒤집기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1-10 16: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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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인도네시아는 올해부터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강력한 전기차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선제적으로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한 현대차는 태동하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동남아 공략 본격화, 전기차로 '일본차 텃밭' 인도네시아 뒤집기
▲ 현대차가 전기차로 일본차의 텃밭인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을 공략한다. 사진은 지난해 1~11월 인도네시아 전기차 누적 판매 2위에 오른 아이오닉5.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아시아 대권역 출범을 계기로 기존 완성차사업 확대와 더불어 전동화 선도 등을 통해 아세안 지역을 현대차 미래 핵심 시장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조직정비부터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022년 하반기 임원임사를 실시하며 국내사업본부와 아세안권역(동남아시아국가연합)본부, 오세아니아권역본부를 통합해 아시아대권역을 새로 만들었다. 강한 인적·물적 판매네트워크를 갖춘 국내사업본부와 아세안권역을 묶어 동남아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기차를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의 퍼스트무버를 지향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인도네시아는 기회의 땅이다. 강력한 전기차 전환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지난달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2023년 예산에 5조 루피아(약 4천억 원)를 할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구스 구미왕 까르따사스미따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당 8천만 루피아(약 638만 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당국은 예산 할당에 따라 대당 제공할 수 있는 보조금 수준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같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인센티브를 통해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브랜드 가운데 가장 먼저 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지 생산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 정책에 올라타 초기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할 기회를 맞을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사상 첫 동남아 지역 완성차 공장을 준공하고 인도네시아 첫 현지생산 전기차 아이오닉5 양산을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어서 일본의 텃밭이라 불리는 지역이지만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전기차에서는 현대차와 중국 상하이GM우링이 앞서나가고 있다.

지난해 1~11월 인도네시아 전기차 누적판매에서 아이오닉5는 1786대가 판매돼 점유율 22.6%로 판매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상하이GM우링이 1만 대 규모의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내놓은 에어EV가 5921대(74.8%) 팔려 1위를 차지했다. 

아이오닉5와 에어EV가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의 97.4%를 차지하고 있는 셈인데 에어EV에 아이오닉5의 30%에 불과한 가격표가 붙은 것을 고려하면 현대차가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본격화하면 현대차는 아이오닉5 판매를 가파르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인도네시아의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318대에 그쳤으나 2021년 720대로 126% 증가했다. 2022년 1~11월까지는 7911대의 전기차가 판매돼 연간 판매량 집계 한 달을 남겨둔 시점에서 1년 전보다 10배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과 전기차에 대한 특별소비세 면제 등 혜택을 통해 2025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0%를 전기차로 채울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 자동차 판매 추정치 약 100만 대를 기준으로 해도 3년 뒤 전기차 판매량을 20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3월 기준 261개에 그친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 충전소를 올해 1273개, 2025년 3861개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천만 명의 세계4위 인구 대국이다. 2021년 기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생산량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전기차 생산시설을 서둘러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서 5년 동안 18억 달러를, 미쓰비시자동차는 3년 동안 6억7천만 달러를 투입해 현지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도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 준공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아 본격적 현지 전기차 생산체제 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대차 아이오닉5가 지난해 '2022 월드카 어워즈(WCA)'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반면 인도네시아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은 전기차 개발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마크라인즈가 집계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조사에서 2021년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일본 브랜드는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토요타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내놓은 브랜드 첫 양산형 전기차 bz4x는 지난해 6월 출시 두 달도 되기 전에 부품 결함으로 리콜에 들어가기도 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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