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글로벌 조선업황의 불황 탓에 상반기 수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4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실적은 모두 83만CGT(가치환산톤수), 27척으로 지난해 상반기 수주실적인 685만CGT, 51척과 비교해 88%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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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이는 클락슨이 통계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20년을 통틀어 가장 낮은 실적이다. 국내 조선사는 1999년 상반기에 651만CGT를 수주해 역대 최저를 기록한 적이 있는데 올해 상반기 수주실적은 이보다도 적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전 세계 발주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던 2009년 상반기에도 779만CGT를 수주했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주실적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상반기 글로벌 상선 발주량은 모두 632만CGT, 225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은 상반기에 242만CGT(92척)을 수주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량을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에 342만CGT(194척)를 수주했는데 이보다 100만CGT 가량 수주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전 세계적인 수주가뭄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방어했다.
이탈리아가 상반기에 89만CGT(8척)를 수주해 글로벌 수주량 2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상반기에 2천CGT(1척)을 수주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크루즈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었다.
국내 조선사들이 3위를 차지했고 크루즈선을 중심으로 수주를 늘린 독일이 71만CGT(10척)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52만CGT(28척)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지난해 상반기에 523만CGT(237척)를 수주했는데 수주량이 일년 만에 수주량이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 급감은 전 세계 조선업황의 불황 탓이 가장 크다”며 “국내 조선사들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선다고 해도 하반기에 수주를 회복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