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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대한항공 2023년 주가 결정할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나리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2-12-2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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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2023년 대한항공 주가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런던 히스로공항의 슬롯을 일정량 포기한다는 대한항공의 조건을 받아들이며 일단락이 되긴 했지만, 해외당국의 심사를 두고 불안감도 조금씩 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항공의 2023년 주가를 결정할 두 회사의 합병 시나리오는 어떻게 될까?

첫 번째는 영국이 결국 합병 승인을 거부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 된 영국 경쟁당국은 일단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을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승인이 결정 났다는 이야기가 우세하지만 영국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은 이상 막판에 갑작스럽게 승인을 거부할 가능성도 아예 없다고는 보기 힘들다. 

만약 영국이 합병 승인을 거부하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영국은 필수심사국이 아니라 임의신고국가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이 합병 승인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합병 자체가 무산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국이 승인을 하지 않는다면 합병 후 통합대한항공은 영국행 노선을 운항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노선인, 인천-런던 노선을 개설할 수가 없게 되는 셈이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임의신고국, 더 나아가 필수 심사국의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굳이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 그냥 합병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 필수심사국의 승인만 받고 합병을 강행하든, 합병을 철회하든 대한항공으로서는 거의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영국이 합병 승인을 정상적으로 진행했지만 필수 심사국이, 특히 미국이 합병 승인을 거부하는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다.

미국은 현재 두 회사의 결합심사 기간을 연장하고 추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경쟁당국은 두 항공사가 합병한 이후 시장 경쟁성이 제한되는 것이 없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심사 결과를 낙관적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역시 합병 승인을 거부하는 시나리오도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미국은 세상에서 가장 독과점에 민감한 나라다. 미국 경쟁당국이 ‘시장 경쟁성이 제한되는지’를 얼마나 깐깐하게 살펴볼지 우리로서는 짐작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복병은 바로 ‘스타얼라이언스’다. 세계 대부분의 대형항공사들은 각각 항공동맹이라는 항공사 연합체에 소속돼있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에,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에 속해있다. 

스타얼라이언스 입장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바라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에서 사라지고, 경쟁 항공동맹인 스카이팀이 오히려 강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다보니 스타얼라이언스의 중요 회원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이 미국 경쟁당국에 두 회사의 합병이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에서 이탈한다고 해도 스타얼라이언스의 영향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승인을 거절한다면 미국은 필수심사국이기 때문에 사실상 합병은 무산된다. 대한항공으로서는 합병을 전제로 세워놓았던 노선 계획이라던가, 항공기 운용 계획, 이런 모든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가능성 자체만 놓고 본다면, 마지막 세 번째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높다. 결국 모든 역경을 뚫어내고 국내 최대의,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메가캐리어가 탄생하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기본적으로 항공업은 규모의 경제가 매우 강하게 작용하는 업종이다. 모든 항공사들이 기단의 수를 늘리기 위해서 혈안이 돼있는 이유도 이것이다.

정비비, IT비용, 시설운영비 등을 효율화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케줄, 노선 관리도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중복 노선 등을 정리해 각 노선의 수익성도 극대화 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하면 운송량 기준 단순 계산으로 세계 7위의 초대형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운송량 기준으로 세계 19위의 항공사인데, 단숨에 무려 12계단을 도약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2년은 대한항공에 매우 중요한 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함께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캐리어로 나아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2023년은 과연 대한항공 ‘메가캐리어’의 원년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경쟁력 상승을 주가가 온전히 반영해 투자자들도 함께 웃을 수 있게 될까?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다”며 “기업결합이 성사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합병 시너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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