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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호텔군HQ 수장 자리는 '독 든 성배', 이완신 축배로 바꿔낼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12-16 10: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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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호텔군HQ 수장 자리는 '독 든 성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21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완신</a> 축배로 바꿔낼까
▲ 롯데그룹 호텔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는 호텔롯데 상장을 이끌어야 하는 어려운 자리다. 이완신 새 호텔군HQ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 호텔군HQ 총괄대표에게는 항상 '호텔롯데 상장 특명을 받았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호텔군HQ의 전신인 호텔·서비스BU(비즈니스 유닛)부터 시작해 호텔군을 총괄했던 인물 모두 이 과제를 끝내지 못했다.

이완신 롯데그룹 호텔군HQ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앞에 놓인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전임자들과 달리 회사의 기업공개를 완수하는 최초의 대표가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동빈은 '콘텐츠 전문가' 이완신에게 왜 호텔군을 맡겼나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홈쇼핑을 이끌던 이완신 사장이 호텔군HQ의 사령탑으로 이동한 것은 호텔롯데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사장은 롯데그룹의 대표적 콘텐츠 전문가다. 1987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백화점에서만 30년가량 일했는데 2014년 마케팅부문장에 오르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서울 잠실 석촌호수 일대를 인증사진의 명소로 만들었던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2014년 전시)과 초대형 달 '슈퍼문'(2016년 전시) 등은 모두 이 사장이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으로 일할 때 그의 손끝에서 나온 작품들이다.

2017년 3월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이동한 뒤에도 이 사장은 콘텐츠를 놓지 않았다.

이 사장은 2018년 MZ세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대형곰 캐릭터 '벨리곰'을 만들었다. 3년이 지나도록 고객 반응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될 것'이라며 이 아이디어를 낸 사원을 계속 격려해 결국 벨리곰을 '인싸 캐릭터'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벨리곰이 14일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시상식에서 방송사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만든 캐릭터를 제치고 대통령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 사장이 얼마나 콘텐츠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밖에도 그는 가상인간 '루시'로도 유통업계의 눈길을 롯데홈쇼핑에 몰리게 했다.

이 사장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산업을 바라보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려는 최고경영자이기 때문이라고 롯데그룹은 본다.

롯데그룹은 호텔군HQ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 사장을 '탁월한 마케팅 역량 및 고객 관점의 시각'을 갖춘 인물로 표현했다.

이런 흐름들에서 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 사장을 호텔군HQ의 수장으로 발탁한 이유는 간단해 보인다. 호텔롯데를 매력적인 브랜드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실행에 옮겨줄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지면 이는 자연스럽게 호텔롯데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되고 결국 신동빈 회장의 숙원이나 다름없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순탄하게 진행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의미다.

◆ 호텔군 역대 수장은 호텔롯데 상장 과제 모두 못 풀어, 이완신은 다를까 

호텔롯데의 상장은 신동빈 회장의 숙원 사업이다. 2016년부터 공개적으로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7년째 답보 상태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회사다. 하지만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분율이 높아 리스크가 많다는 평가도 받는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일본 광윤사(5.45%), 일본 패미리(2.11%)와 일본 L투자회사 지분을 모두 더하면 일본 롯데쪽 지분이 99%를 넘는다.

롯데그룹이 과거 일본 제품 불매운동 당시 타깃이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희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야만 새로운 롯데그룹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신 회장의 판단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이른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각 사업군 체제를 만든 지 거의 6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그동안 호텔군HQ를 맡았던 대표들은 그 누구도 숙원을 풀지 못했다.

해마다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 때만 되면 새로 호텔군을 담당하게 된 대표들을 놓고 '상장에 고삐 죈다' '상장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에 힘쓴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모두 결실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롯데그룹 호텔군HQ는 그동안 수장이 자주 바뀌었던 롯데그룹의 대표적인 사업군이다.

호텔군HQ의 전신은 호텔·서비스BU(비즈니스 유닛)로 2017년 3월 출범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90여 개의 계열사를 유통과 식품, 화학, 호텔·서비스 등 4개의 BU체제로 구분했다.

호텔·서비스BU의 초대 수장은 송용덕 부회장이었다. 송 부회장은 호텔·서비스BU장으로 일할 때 "호텔롯데의 기업공개가 화두다"라며 여러 차례 상장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그의 임기 내에 호텔롯데는 기업공개에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했다.

송 부회장의 뒤를 이어 호텔롯데 상장 과제의 바통을 이어받은 인물은 이봉철 사장이었다.

하지만 이 사장 역시 2021년 11월까지 약 2년 동안 호텔·서비스BU를 지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2020년 2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호텔롯데의 주력 사업인 면세점사업과 호텔사업이 크게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1월 말 인사에서 외부 인사 영입도 해봤다. 신사업 전문가로 잘 알려진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에게 호텔군을 맡기며 기존 BU체제보다 권한을 대폭 강화한 HQ체제로 힘도 더 실어줬다.

하지만 안 사장도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신 회장은 안 사장을 발탁한 지 1년 만에 수장을 이완신 사장으로 바꿨다.

이완신 사장으로서는 전임자들 모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자리인 호텔군HQ 총괄대표 발탁에 책임감이 무거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나마 코로나19가 서서히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다.

연 매출 6조 원대를 보이던 면세점사업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2년 동안 매출 3조 원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4조 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사업과 월드사업 역시 관광객 이동이 활발해지면 그동안 부진을 털어낼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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