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절기상 대설이 지나면 급격히 기온이 떨어져 본격적 월동 준비에 들어가야 하듯이 헤드헌팅회사에도 시기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지금처럼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면 헤드헌팅회사들은 기업에 임원과 사외이사 추천으로 정신이 없다. 
 

요즈음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사회 중심 경영이 강화하면서 헤드헌팅회사들도 바빠졌다. 기업들이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기주총을 앞둔 사외이사 선임철이 아닌데도 일찍부터 사외이사를 찾아달라는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

요청 내용도 학계와 법조계, 정관계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추천해달라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 추천 의뢰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다.

지난달 초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두 명을 선임하기 위해 6년 만에 임시주총을 열었다. 내년에 열릴 정기주총 전에 자리가 비어 있는 두 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는 것이었다.

과거와 달리 사외이사의 공석을 방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니 큰 변화다. 삼성전자의 이사회 구성도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비율이 6대5로 사외이사가 과반을 넘는다. 

SK그룹은 사외이사 후보군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관계사들이 필요할 때 적극 활용하도록 그룹 차원에서 역량 있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SK그룹은 SK(주)가 올해 초 도입한 이사회 역량 측정지표도 계열사로 확대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사회 역량을 강화해 독립경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일찍부터 이사회의 독립성, 다양성, 전문성을 매우 강조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2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사내이사는 최고경영자(CEO) 겸 의장인 사티아 나델라 한 명뿐이다. 나머지 11명은 모두 사외이사들이고 성별과 인종도 다양하다. 이력도 전현직 CEO, 창업자 등 기업 경영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효율적 이사회 구성과 운영을 위해 헤드헌팅회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헤드헌팅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외이사를 추천해 주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헤드헌팅회사들은 기업의 전략, 비전, 기업문화는 물론 경쟁구도와 시장동향까지 파악해 최적의 이사회 구성을 돕는다. 현재 이사회가 지닌 역량과 전문성을 철저히 분석하고 평가해 적합한 후보자상을 제시하고 적임자를 추천한다. 

이사회 내부 컨설팅도 제공한다.

이사회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해법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이사들의 평가와 적절한 보상수준도 제공한다. 신임이사의 안착을 돕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이사회가 안정적으로 승계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사회의 시작부터 승계까지 모든 과정에 헤드헌팅회사가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헤드헌팅회사와 기업이 장기적 파트너십을 맺고 수시로 의견을 주고 받아야 가능하다. 필요할 때에만 단발성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헤드헌팅회사에게 이사회 관련 서비스를 연중 내내 전담하도록 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내가 일하고 있는 커리어케어에도 최근 들어 국내기업들의 이사회 서비스 요청이 늘고 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넘어 이사회 구성원 평가와 보상 체계를 어떻게 할지, 현재의 이사회 구성이 적절한지 컨설팅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커리어케어도 글로벌 써치펌들의 이사회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는 한편, 국내 기업에 적합한 서비스를 개발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윤애숙 커리어케어 브랜드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