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2-12-05 15: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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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엔터테인먼트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넷마블은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팩토리의 지분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는데 최근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정리하며 게임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엔씨소프트의 결정과 대비된다.
▲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의지를 보이며 실적 반등의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이어진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콘텐츠 관련 투자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5일 게임업계에서는 넷마블의 에이스팩토리 인수 결정을 놓고 게임사업 부진에 대한 방준혁 의장의 '승부수'라는 시선이 있다.
에이스팩토리는 연예기획사이자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다. 배우 김아중, 한혜진, 유재명씨 등이 소속돼 있고 드라마 ‘비밀의숲2’와 ‘인사이더’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12월13일 에이스팩토리의 주식 16만3940주를 397억8282만7980원에 취득한다. 이를 통해 넷마블에프앤씬는 에이스팩토리의 주식 51%를 보유하게 된다.
넷마블이 과반의 지분율을 확보한 최대주주가 되면서 엔터테인먼트사업에 대한 직접 경영이 가능하다. 그동안 넷마블은 지분 투자를 통한 협업 형태로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넷마블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사업 투자로 꼽히는 것은 2018년 하이브에 2015억 원을 투자한 것이다. 당시 넷마블은 하이브 주식 25.71%를 사들이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4년이 지난 현재 넷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하이브 주식은 18.2%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넷마블은 하이브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사업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노렸다.
넷마블은 2019년 6월 하이브의 대표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캐주얼게임 ‘BTS 월드’의 배급서비스를 담당했다. 2020년 9월에는 자회사를 통해 직접 개발한 시뮬레이션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출시하기도 했다.
넷마블의 에이스팩토리 인수는 최근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투자성과를 보고 있는 컴투스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컴투스는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를 통해 재벌집 막내아들의 공동제작사인 래몽래인 지분 20.17%를 보유하고 있다. 드라마의 구체적 수익분배구조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드라마의 흥행은 컴투스의 실적에 기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넷마블도 에이스팩토리가 제작한 드라마로 실적 반등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팩토리는 내년에 방영 예정인 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 ‘지배종’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넷마블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세 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보며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3분기에는 영업손실 380억 원과 순손실 2775억 원을 냈다.
이는 7월에 출시한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흥행에 실패하고 지난해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회사 스핀엑스를 인수할 때 빌린 차입금에 대한 외환환산손실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넷마블이 4분기에 출시한 신작도 신통치 않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9일과 14일에 출시한 ‘샬롯의 테이블’과 ‘킹 오브 파이터 아레나’는 현재까지 흥행 성과가 부진하다”며 “12월8일 출시 에정인 ‘파라곤:디 오버 프라임’ 역시 실적 기여도는 높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에이스팩토리를 통해 드라마 제작뿐만 아니라 소속 연예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시너지도 노릴 수 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디지털 휴먼을 제작해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사업을 하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에이스팩토리와 디지털 휴먼 및 콘텐츠사업과 관련해 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메타버스엔터테이먼트가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휴먼의 드라마 출연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 관계자는 “에이스팩토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드라마·영화 제작사다”며 “넷마블은 에이스팩토리와 미래 콘텐츠 산업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