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과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청정수소 관련 사업이 친환경 에너지 발전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두 국가에서 진행되는 청정수소 프로젝트는 주로 화석연료 에너지를 활용하는 ‘블루수소’로 이루어져 있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 한국과 일본이 수소에너지 발전 과정에서 '청정수소'를 명확하게 구분해 활성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있는 수소터빈 참고용 이미지. |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28일 로버트 하워스 코넬대학교 환경생물학 교수의 기고문을 통해 “일본과 한국은 블루수소가 청정수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청정수소는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이전보다 줄일 수 있는 새 기술을 활용해 생산되는 수소를 의미한다.
한국과 일본이 정부 및 기업 차원에서 청정수소 생산 및 공급 확대를 목표로 내걸고 정책적 지원을 통해 탄소중립 달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청정수소는 일반적으로 그린수소 및 블루수소로 나눠진다. 그린수소는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풍력발전 및 태양광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것을 의미한다.
블루수소는 수소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별도로 저장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 결과적으로 탄소가 배출되는 양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자연히 블루수소보다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때 탄소 배출량을 더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워스 교수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그린수소와 블루수소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청정수소로 정의해 관련 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직접 태워서 연료로 쓰는 것과 비교해 탄소 배출량이 오히려 20% 정도 많기 때문에 청정수소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워스 교수는 “한국과 일본 정부는 블루수소를 청정수소로 봐야 한다는 화석연료 업계의 주장에 피해자로 남을 수 있다”며 “정확한 구분 없이는 환경 리스크를 오히려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루수소를 청정수소에 포함시켜 친환경에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대신 한국과 일본 정부가 명확하게 정의를 내려야만 전 세계 친환경 분야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과 일본이 수소연료 개발과 생산, 활용에 선두 국가로 꼽히는 만큼 해당 국가에서 청정수소를 어떻게 정의하는지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워스 교수는 “한국과 일본 기업은 전 세계에서 블루수소 관련한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단기적으로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청정수소 산업 활성화를 통한 화석연료의 환경적 악영향 감축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하워스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고 이에 따라 화석연료 가격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전 세계에 에너지 관련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결국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은 여러 국가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해당하는 만큼 전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그는 “그린수소만이 진정한 청정수소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며 “각국 정부가 이에 실패한다면 화석연료 기업들이 환경을 계속 오염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