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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착륙 시작되나, 서울 수도권 아파트 거래절벽에도 매물 급증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11-24 15: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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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착륙 시작되나, 서울 수도권 아파트 거래절벽에도 매물 급증
▲ 부동산 매매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시장에서도 매물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부동산 매매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시장에서도 매물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대출규제 완화, 규제지역 해제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고 있지만 고금리와 경기침체 상황이 계속되는 한 2023년 부동산시장은 더 큰 하락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25%로 올라섰다. 

증권가 등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정점에 이르러 3.7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은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부동산 매매시장의 ‘빙하기’는 한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살아나지 않아 시장에 매물이 점점 쌓이고 있는데 늘어난 매물은 호가를 끌어내리는 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KB부동산이 아파트 매물건수와 거래량을 비교분석한 23일 보고서를 보면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시장에서 신규등록 매물은 2021년 월 평균 4만5천 건에서 올해 월 평균 7만5천 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 9월부터는 신규로 등록되는 매물이 8만 건도 훌쩍 넘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매물이 늘어나면서 시장의 전체 노출매물도 무섭게 쌓이고 있다. 

KB부동산 매물등록 통계를 보면 올해 9월 기준 부동산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153만 건으로 2021년 9월(68만 건)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평균치로 봐도 올해 10월까지 월 평균 노출매물은 139만8천 건으로 2021년 월평균(75만6천 건)의 1.8배 수준에 이른다.

KB부동산이 부동산앱 아파트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봐도 올해 10월 기준 특히 경기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와 전월세 매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경기 지역는 1년 전과 비교해 아파트 매매와 전월세 매물량이 20만6천 건, 서울은 12만9천 건 많아졌다.

이처럼 계속 쌓이는 매물량과 비교해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155건으로 집계된다. 실거래계약 신고일이 아직 남아있는 점을 고려해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 감소추세는 뚜렷하다.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올해 7월 644건을 보이며 세 자릿수 단위로 내려앉은 뒤 8월과 9월에도 600건대를 보였고 10월에는 536건으로 내려앉았다.

2021년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1360건을 보였고 올해 4월과 5월에는 각각 1749건, 1733건이었는데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 기준으로도 올해 9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8천 건으로 지난 1월(2만4천 건)보다 26% 줄었다. 같은 기간 전월세 거래량은 3만4천 건에서 1만4천 건으로 57% 급감했다.

이렇게 거래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가격을 크게 내린 ‘급급매’만 겨우 계약이 성사되다 보니 집값이 몇 억씩 떨어진 하락거래가 새로운 실거래가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대표 단지 고덕그라시움은 지난 7일 전용면적 73㎡가 9억 원에 거래됐다. 최고가가 16억6천만 원(2021년 8월)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7억2500만 원이 빠진 셈이다.

잠실 지역을 대표하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엘스도 지난 12일 전용면적 84㎡ 매물이 19억8천만 원에 팔렸다. 같은 평형 매물의 최고가는 27억 원(2021년 10월)이었는데 7억2천만 원이 내렸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부동산시장이 대세하락, 긴 겨울의 초입에 서 있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YTN라디오 ‘이슈인터뷰’에서 “2년 전과 비교해 금리가 두세 배가 오르면서 한마디로 주변에 집을 살 사람이 없다”며 “문제는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세시장까지도 하락하는 매매와 전세 동반침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현재 금리가 모든 자산의 중력이자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다”며 “금리인상 랠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에서는 금리가 압도적 변수인데 금리인상이 계속되는 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도 22일 공개된 ‘2023 부동산 전망!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2023년은 사실 올해보다 경제사정이 더 힘든 상황이다”며 “올해 기준금리가 대폭 상승했기 때문에 내년 부동산시장도 암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가 진행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부동산시장에 대해 소비자들도 하락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바라봤다.

소비자들이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본다면 거래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부동산R114가 지난 10월31일부터 11월14일까지 15일 동안 전국 1738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가운데 6명은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바라봤다. 2021년 같은 기간(14%)과 비교해 하락 응답(65%)이 4배 이상 많아졌다.

보합전망도 22.7%로 직전 조사(37.4%)보다 훨씬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상승과 보합 전망에서 하락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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