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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영국서 '난기류', 미국과 EU 심사도 영향받나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11-15 16: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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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으로 가는 길에서 난기류를 만났다. 

영국 경쟁당국이 심사를 유예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하면서 같은 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 경쟁당국에서도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영국서 '난기류', 미국과 EU 심사도 영향받나
▲ 영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유예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15일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두고 영국 경쟁당국이 호주 경쟁당국과 다른 결과를 내놓으면서 미국과 유럽연합 경쟁당국이 어떤 최종 결론을 내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 유럽연합은 호주와 유사한 방식으로 기업결합심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호주 경쟁당국은 올해 9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상관없이 효과적인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해 승인했다. 대신 두 항공사가 결합한 이후에도 결합 전과 동일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요구했다.

호주 경쟁당국은 호주 대형항공사인 콴타스항공과 저비용항공사인 젯스타항공이 조만간 호주 시드니~인천 노선을 운항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을 들어 두 항공사가 결합하더라도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슷한 상황이지만 영국 경쟁당국의 판단은 달랐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현지시각 14일 “영국 런던~서울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이다”며 “합병은 런던~서울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더 높은 가격과 서비스 품질 저하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며 합병 심사를 유보하고 시정조치 제출을 요구했다. 

영국의 경우에는 영국 항공사 버진 애틀랜틱이 런던~인천 노선에 취항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진 애틀랜틱은 2023년부터 대한항공이 속해 있는 스카이팀에도 합류한다. 

버진 애틀래틱의 스카이팀 합류 소식에 스카이팀 의장을 맡고 있는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버진 애틀래틱이 스카이팀 얼라이언스에 합류하게 돼 든든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는 환영인사를 내놓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버진 애틀랜틱이 런던~인천 노선에 취항을 계획하고 있는 데다 호주에서 승인을 받아 영국 경쟁당국도 긍정적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었다.

미국은 영국과 달리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가 인천과 로스앤젤레스(LA)를 오가는 노선을 10월29일부터 취항하면서 통합 대한항공의 인천~LA 노선의 독과점에 대한 미국 경쟁당국을 설득할 근거가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 경쟁당국도 두 항공사가 합병한 이후에도 경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적 항공사의 인천~LA 노선 취항은 대한항공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대한항공은 에어프레미아 이외에도 추가로 신규 항공사가 해당 노선에 취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베트남 항공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럽연합이다. 유럽연합은 유럽 이외 국가의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독과점을 두고 엄격한 태도를 보이며 앞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영국 경쟁당국이 최종 결정을 내놓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 영국의 결정도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대한항공이 21일까지 영국 경쟁시장청에 시정조치 제안서를 제출하면 영국 경쟁시장청은 28일까지 대한항공의 제안을 수용하거나 심층적인 2단계 조사에 착수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올해 안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를 모두 마치기를 기대한 조원태 회장의 바람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쟁당국이 2단계 조사에 착수하면 심사 결과는 올해를 넘겨 내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임의 신고국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신고국가는 아니다. 하지만 영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하면 영국에는 항공기를 띄울 수 없게 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영국 런던과 인천을 오가는 여객기와 화물기를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임의 신고국가인 영국을 비롯해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11월 안으로, 유럽연합은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 안에 심사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영국 경쟁당국과 세부적인 시정조치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시정조치를 확정해 제출할 것이다”며 “심사를 조속히 종결할 수 있도록 향후 심사 과정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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