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지난 5일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7908억 원)을 따내며 도시정비 신규수주의 지난해 기록이자 최고기록인 3조8992억 원을 갈아치우면서 동시에 필승카드인 푸르지오 써밋의 브랜드 가치를 증명했다.
▲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돌파도 바라보게 됐다. |
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올해 추가로 2건의 사업을 확보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이날 현재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6289억 원을 거뒀다. 추가로 수주할 사업지의 공사비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대수를 고려하면 충분히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을 넘길 수 있다.
우선 대우건설은 경기 안산 고잔연립 7구역 재개발사업(630세대)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월13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 사업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613-1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9층 630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으로 조합은 대우건설과 수의계약을 맺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잔연립 7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이 대우건설과 수의계약으로 진행한다고 결정하면 오는 11월 중순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우건설은 지난 10월31일 열린 서울 강동구 삼익파크아파트 재건축사업(1501세대) 입찰에 태영건설과 함께 참여했다.
삼익파크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지하 3층~지상35층, 1501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으로 조합은 12월3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곳에서는 대우건설이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앞서 있어 수주가 유력하다는 것이 도시정비업계의 관측이다.
대우건설은 2022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6위이고 태영건설은 17위로 체급 차이가 크다. 또한 최근의 부동산 경기 악화로 조합에서 주택 브랜드 가치를 더욱 따지고 있어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정완 사장은 주택사업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거치며 대우건설의 핵심사업인 주택사업을 이끌어 왔다. 취임 첫해 도시정비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주택사업 전문가로서 능력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수주 때 제시한 '118프로젝트'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백 사장이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백 사장은 지난 10월29일 열린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합동설명회에 직접 참여해 “대우건설의 대표이사로서 118프로젝트를 포함한 모든 사업조건을 하나하나 직접 챙기겠다”며 “한남2구역에 제시한 모든 사업조건을 한 치의 거짓 없이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시공사 선정 이전에 공문을 통해 118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없으면 시공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비쳤다.
118프로젝트는 최고 층수를 원안 설계(15층)에서 7개 층을 높여 21층으로 짓는 것이다. 최고 118m 높이로 짓겠다는 것인데 한남뉴타운 지역은 남산의 경관 보호를 위해 재정비 촉진계획에 따라 건물 높이 90m 규제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서울시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근거로 한남2구역을 한강 랜드마크를 대표하는 단지로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서울시의 모든 개발 계획 가운데 상위에 있는 기획안으로 일률적으로 적용됐던 서울 아파트 35층 규제를 없애고 대상지 여건에 따라 층수의 차등을 둘 수 있게 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고도제한으로 개발의욕에 떨어진다는 지적을 꾸준히 하며 규제완화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박 구청장은 최근 벌어진 이태원 참사 관련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한남뉴타운 고도제한 완화는 형평성 문제가 나올 수 있어 쉽지 않다는 것이 건설업계 중론이다. 서울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지난 10월19일 서울시 재건축 심의의 장벽을 넘었지만 35층 규제를 피하지 못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업추진 의지를 보이기 위해
백정완 사장 명의의 확약서를 조합에 제출했다”며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관련 중대변경 인허가를 얻어 사업지연 없이 목표를 이룬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이 포스코건설과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예상 공사비 3700억 원)에는 입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에 총력을 기울인 만큼 지난 5일 시공사 선정 총회에 이어 이틀 뒤인 7일 마감하는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에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고잔연립 7구역 재개발사업과 삼익파크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남아있어 계속된 수주전에 관한 부담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당8구역 재개발조합은 7일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이 입찰 불참의사를 알려왔다”며 “이날 입찰 마감 이후 유찰 때는 즉시 2차 입찰공고를 내는 등 다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문자로 알렸다.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은 이날 마감된다.
이에 따라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은 포스코건설의 단독 입찰로 유찰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포스코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의 데뷔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