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저난번 영상에서 HMM의 본업과 관련된 피크아웃 이야기, 단기적 전망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면 조금 더 먼 미래를 본다면 HMM이라는 기업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최근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을 중심으로 해운뿐만 아니라 물류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려는, 해운 기업에서 종합물류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런 신호를 보이고 있는 곳은 덴마크의 머스크, 스위스의 MSC, 그리고 프랑스의 CMA-CGM 등이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해외 기업은 세계 선복량 1위였던 덴마크의 머스크다.
머스크는 2018년 10월에 이미 ‘Stay Ahead’라는, 머스크를 종합물류 기업으로 바꿔내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머스크는 발표 이후 세계에 물류창고를 건설하고, 유럽, 미국, 아시아의 여러 물류회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쪽에서는 머스크가 MSC에게 선복량 1위 자리를 내어준 것도 머스크의 이런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MSC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MSC는 올해 4월 볼로레 로지스틱스의 아프리카부문을 전격 인수한 데 이어 올해 9월에는 2023년부터 항공물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다만 국적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쪽에서는 HMM의 변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굳이 그 길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선복량 기준 세계 5위 선사인 독일의 하팍로이드는 머스크, MSC와는 달리 해운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종합물류 기업으로 변신을 꿈꾸고 있는 해운사들을 보면 전부 덩치가 HMM보다 훨씬 큰 선사들이라는 점에서 HMM이 현재 시점에서 굳이 그 길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HMM이 종합물류 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은 HMM이 일단 저들처럼 덩치를 키우고 해운업계에서 탄탄한 위치를 잡아놓은 다음 시도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종합물류 기업의 길, 그리고 해운전문 기업의 길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맞는 길이라고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런 만큼 오히려 더 신중하게 앞길을 결정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HMM이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박진기 HMM 총괄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유럽선사들은 육, 해, 공을 연결한 종합물류 기업으로, 아시아 선사들은 정통 해운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이 각각은 리스크를 지니고 있다”며 “트렌드가 종합물류 기업으로 간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뒤처지지 않게 준비를 할 것이고, 또 해운으로 간다면 이에 맞춰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은 2010년대 해운사들의 몸집불리기 경쟁에서 패배해 긴 아픔을 겪었던 역사가 있다”며 “패러다임 전환도 중요하지만 일단 비슷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