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제주도에서 아우디 Q4 e-트론 시승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Q4 e-트론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Q4 e-트론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프리미엄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한국에서도 프리미엄 순수전기차를 널리 알리고 새로운 e-모빌리티를 이끌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이라 생각한다."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탤에서 열린 'Q4 e-트론 40' 출시행사에서 자신감을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아우디가 기존 국내에서 판매했던 전기차 e-트론 55콰트로와 RS e-트론GT 등에는 모두 1억 원이 넘는 가격표가 붙었다. 가장 저렴한 e-트론 50콰트로의 판매가격이 9722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달 기본트림 가격 5970만 원에 판매를 시작한 Q4 e-트론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덕분인지 국내 누적 사전계약 고객만 7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Q4 e-트론이 좋은 반응을 이어가며 프리미엄 전기차의 새 관문이 될 수 있을까? Q4 e-트론을 직접 타봤다.
▲ 아우디 Q4 e-트론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
◆ 부족해 보이는 스펙에 숨은 반전의 프리미엄 감성
28일 제주도에서 아우디 Q4 e-트론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차량으로는 고급 트림(등급)인 Q4 e-트론 프리미엄이 제공됐다.
시승차량에 다가서면 앞면의 큼지막한 8각형 싱글프레임 그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회색 바탕에 은빛 가로 패턴을 수놓은 전면 그릴은 아우디 엠블럼과 어우러져 미래적이고 세련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릴 위쪽 양 옆에 자리한 날렵하고 각진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네가지 시그니처 디자인 가운데 고객 취향에 맞춘 방식으로 주간주행등을 켤 수 있어 프리미엄 감성을 더한다.
옆에서 보면 극도로 짧은 오버행(앞바퀴와 뒷바퀴 중심선에서 차량 전단과 후단까지의 거리)과 앞 뒤 바퀴 위쪽으로 불룩 솟은 근육질의 차체가 역동적이고 강인한 인상도 자아낸다.
▲ 아우디 Q4 e-트론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실내에서는 고급스러움보다는 역동적이고 실용적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각진 대시보드 라인 아래로 운전석의 10.25인치 클러스터와 11.6인치 디스플레이, 그 아래에 공조시스템 제어장치가 이어진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운전자의 조작 편의성을 고려한듯 했다.
버튼을 누르거나 올려서 조작하는 공조기 버튼과 버튼을 당겨 변경하도록 한 기어셀렉터 역시 직관적 조작을 우선시한 디자인으로 보였다.
시승은 제주도 서귀포시 하효항을 출발해 제주에서 가장 높은 도로인 1100고지를 거쳐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한 카페에 이르는 약 76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주차장을 벗어나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밀고나갔다.
아우디 Q4 e-트론은 최대 출력 150kW(201마력), 최대 토크 31.6kg.m의 힘을 낸다. 출력은 니로EV와 같고 토크는 니로EV(26.0kg.m)와 EV6(35.7kg.m, 후륜구동 기준)의 중간수준이다.
준중형급의 차체에 2톤이 넘어서는 공차중량을 고려하면 다소 우려를 자아낼 수 있는 성능으로 보였다.
다만 실제 시승차량을 운전하면서는 힘이 부족하다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는대로 부드럽게 속도를 치고 나갔고 제동성능도 우수했다.
▲ 아우디 Q4 e-트론 주행. <아우디코리아> |
승차감도 양호했다. 1100고지에 오르는 일부 구간은 조수석에 앉아 시승을 진행했는데 다소 단단하게 맞춰진 서스펜션은 노면의 상태를 알 수 있을 정도의 진동을 느끼게 했으나 편안한 드라이브에 방해가 되진 않았다.
운전을 하면서 느낀 시승 차량의 가장 큰 특징은 내연기관차에 가까운 익숙한 주행감성이었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가속과 동시에 최대 토크가 발생해 출발 즉시 빠르게 속도가 올라간다. 이는 전기차에 익숙지 않은 탑승자의 승차감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로 여겨진다.
Q4 e-트론은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아도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이 거의 없는 편안한 주행을 보였다.
아우디가 강력한 토크에 집착하지 않고 Q4 e-트론을 프리미엄 전기차를 알릴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이라고 강조하는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Q4 e-트론은 최고속도가 시속 160km로 제한돼 있어 역동적 주행성능을 바라는 고객에게는 분명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이질감 없는 프리미엄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선택지에 발을 들여보라고 손을 내미는 듯 했다.
고급 브랜드 답게 정숙성은 뛰어났다. 내연기관의 엔진 소리가 사라진데다 노면의 소음과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아 동승자와 대화를 중단하면 적막감이 감돌기도 했다.
다만 시승코스에 고속도로 구간이 없어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때도 풍절음을 잘 막아줄지는 의문으로 남았다.
◆ 보조금을 잊게 하는 실제 전비
1100고지에 오르는 주행구간에서 시승차량의 모터는 쉴틈없이 최대 토크를 뿜어내며 주행가능거리를 갉아먹었다.
1100고지 휴게소까지 약 34.6km를 가는 55분가량의 주행에서 출발할 때 409km를 표시하고 있던 클러스터의 주행가능거리는 기점에서 250km로 곤두박질 쳤다.
평균전비는 킬로와트시(kWh)당 3.2km를 보였다. Q4 e-트론 프리미엄의 공인 복합전비는 킬로와트시당 4.1km다.
다만 내려오는 구간에서 회생제동을 적절히 사용하니 잃었던 주행거리를 대부분 회복할 수 있었다.
회생제동은 차량을 제동할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전기차의 기능을 말한다. 회생제동 기능을 활성화하면 액셀에서 발을 떼는 것 만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효과를 내며 전비를 50% 이상까지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Q4 e-트론의 주행모드 가운데 다이나믹 모드를 선택하면 2단계 수준의 회생제동이 유지된다.
일반 주행모드에서도 스티어링휠 양 옆의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을 0~3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으나 엑셀을 밟으면 곧바로 기능이 해제된다. 이 또한 내연기관과 비슷한 주행감성을 강조하는 아우디의 선택인듯 했다.
국산 전기차 신차들의 대다수는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 기능을 0~4단계로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목적지인 카페에서 확인한 전체 76km 시승구간의 평균 전비는 킬로와트시당 6.9km, 주행가능 거리는 349km로 치솟아 있었다.
애초 아우디코리아는 아우디 Q4 e-트론의 기본 트림 가격을 6천만 원 아래로 정해 전기차 국비 보조금 100%(700만 원)를 수령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 국내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이 5500만 원 이하로 변경된 데다 배터리 성능 추가 조건도 충족하지 못해 Q4 e-트론은 아예 국고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우디 Q4 e-트론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보조금 제외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실제 주행에서 시승차량이 보인 뛰어난 전비는 보조금을 못받아도 가성비를 느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시승차량인 Q4 e-트론 프리미엄의 가격은 6670만 원, 기본 모델 가격은 5970만 원이다.
임현기 사장은 시승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Q4 e-트론이 정부 국고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출시를 기다려온 고객들을 고려해 출시를 더 지연할 수는 없었다"며 "시승행사를 통해 Q4 e-트론의 장점이 잘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 아우디 Q4 e-트론 후측면. <아우디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