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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야놀자 데카콘 가나, 이수진 테크기업으로 가치 30조 도전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2-10-3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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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코로나19 팬데믹은 숙박업계에 전에 없었던 위기를 안겨줬으나 반대로 IT업계에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했다.

숙박업체들은 전통 서비스업으로 불리면서 아날로그식으로 운영돼 왔는데 이른바 호텔자산관리시스템(PMS)을 도입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PMS란 예약과 체크인, 객실배정, 요금계산 등 호텔의 프론트 기능을 자동화 및 무인화해주는 서비스다.

코로나19로 쪼그라든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앞으로는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인화 솔루션에 기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무인화 솔루션 공급사들이 누구고 앞으로 누가 1등이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한국에는 숙박앱 1위 야놀자가 이런 기회를 일찌감치 포착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숙박앱으로 국내 7호 유니콘이 된 야놀자는 이제 이 새로운 시장에서 유니콘의 10배 가치를 지닌 데카콘이 된다는 포부를 품었다. 유니콘이란 기업가치 10억 달러(1조4천억 원), 데카콘은 기업가치 100억 달러(14조 원)의 스타트업을 말한다.

야놀자는 2019년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면서 유니콘으로 인정받았다. 2년 뒤 2021년에는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기업가치 약 9조 원을 인정받으면서 핀테크기업 토스와 함께 유력한 데카콘 후보로 거론된다.

현재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정하고 2023년 가운데 미국 나스닥 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으려면 기존의 3배 수준인 약 30조 원의 기업가치를 증명해야 하는데 내수용 숙박 앱 기업에게는 불가능하지만 세계를 무대로 하는 테크기업이라면 가능할 수 있다.

이미 야놀자는 과거 경쟁자였던 숙박앱 여기어때나 에어비엔비 등을 경쟁기업으로 거론하지 않는다. 오라클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기업이 야놀자의 진짜 경쟁상대라는 것이다.

여러 숙박앱 가운데 하나였던 야놀자가 어떻게 이런 큰 물에서 놀 수 있게 된 걸까?

이를 알기위해 야놀자 초창기로 돌아가보면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2005부터 온라인 모텔 예약사이트를 운영하다 2010년대부터 상거래의 중심이 웹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것을 포착해 2015년 야놀자 앱을 출시하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이 대표는 과거 직접 모텔종업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고 모텔 프렌차이즈를 직접 운영하기도 하면서 숙박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모텔 예약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변화를 꺼리는 업주들에게 온라인 예약서비스를 영업하면서 숙박업계에 큰 먹거리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고 한다.

세상이 디지털로 바뀌는 21세기에 유독 숙박업계만 아날로그로 남아있기를 고집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누구보다 먼저 이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2017년부터 크고 작은 국내외 PMS 사업체를 인수하기 시작해 국내 최대 사업자가 됐다. 2019년에는 해외로 눈을 돌려 인도의 1위 PMS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 오라클에 이어 세계 2위 PMS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이런 이 대표의 예상이 선견지명으로 드러나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2020년 코로나19에 따라 세계 숙박업계가 위기에 빠지면서 디지털전환 및 무인화가 강제된 것이다. 이때부터 업계 안팎에서 이 대표의 비전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특히 2021년 비전펀드로부터 2조 원의 자금을 수혈받게 되면서 오라클을 넘어 글로벌 1위가 된다는 대표의 비전에 날개가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21년 '테크올인'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IT인력 확보에 메달렸으며 10월에는 PMS 사업을 전담하는 야놀자클라우드를 분사해 여기에 오른팔인 김종윤 부대표를 내려보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1년 뒤인 2022년 8월 그동안의 개발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야놀자클라우드는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객실 관리 솔루션 '와이플럭스 GRMS'의 첫선을 보였다.

야놀자에 따르면 와이플럭스 GRMS가 적용된 객실에서 고객은 스마트폰과 객실에 비치된 인공지능스피커로 객실 내 다양한 서비스를 제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숙박업체는 에너지와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세계 숙박시장은 3천 조 원에 이르는데 전체 10%에 해당하는 호텔들은 이미 디지털화가 이뤄졌으나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크고 작은 숙박업체들은 여전히 팩스와 전화, 종이책 등에 의존한다.

특히 인도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숙박업체들이 그러하며 야놀자는 이들 지역의 고객들에게 클라우드 기반의 PMS를 구독모델로 제공하면서 시장을 개척하는데 성공해가고 있다.

야놀자는 2021년 말 기준으로 70여개 국 3만7천 개 사업장에 PMS를 제공하고 있는데 2021년 매출은 331억 원 이었으며 2022년 상반기 매출만 501억 원으로 올해 200%대 성장이 예상된다. 2023년부터는 앞서 언급한 와이플럭스 GRMS 판매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들며 국내외 숙박업계에도 활기가 찾아왔으며 PMS 시장의 성장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숙박경기가 2024년부터 2019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 관광숙박 수급 분석 및 전망’을 보면 2022년부터 국내 숙박횟수(122.6%)와 숙박요금(125.2%)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세계관광기구(WTO)의 2021년 10월 조사에서는 여행업계 전문가의 41%가 2024년까지 글로벌 관광업이 코로나19 이전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얼마전까지 인력감축에 몰두하던 숙박업계는 이제 구인난에 빠져 있다. 2022년 8월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숙박 및 음식업계는 2만6천 명의 일손 부족을 겪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사로도 야놀자와 같은 숙박 테크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7호 유니콘으로 인정받아 성공한 스타트업의 반열에 오른 야놀자, 더 큰 시장을 바라보고 테크기업으로 변신하면서 이제는 데카콘 등극을 눈앞에 뒀다.

대한민국 23개 유니콘 가운데 첫 데카콘이 탄생할 수 있을까? 세계 1위 호스피탈리티 테크기업이라는 이수진 대표의 꿈은 정말 현실이 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겠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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