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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G20 한중일 전기차 전초전, 현대차 '일본차 텃밭' 뒤집는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2-10-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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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강력한 전기차 확대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11월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현대자동차와 일본 및 중국 완성체 업체가 전기차를 지원하면서 현지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에 전초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태동하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가장 먼저 구축한 현지 전기차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내연기관차에서 일본에 뒤졌던 현지 시장 판도를 뒤집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G20 한중일 전기차 전초전, 현대차 '일본차 텃밭' 뒤집는다
▲ 강력한 전기차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다음달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현대자동차와 일본 및 중국 완성체 업체가 전기차를 지원하면서 현지 전기차 경쟁의 전초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30일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의 집계를 보면 현대차는 올해 1~9월 인도네시아에서 2만4370대의 자동차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2019대)보다 판매량을 10배 이상 크게 늘렸다. 시장점유율도 0.3%에서 3.2%로 뛰었다.

이는 올 1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위치한 현대차 최초의 동남아 지역 완성차 공장이 양산을 시작한 데 힘입었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올해 크레타, 싼타페, 동남아 현지 전략형 7인승 미니밴 스타게이저, 전기차 아이오닉5 등 4개 차종 5만4730대를 생산해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현지에서 판매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한 일본업체들과 비교하면 현대차의 판매량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판매량 10위권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8위 현대차와 10위 중국 상하이GM우링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자리는 모두 일본차가 차지했다. 올해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은 93%에 달한다.

반면 막 태동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현대차가 3월 아이오닉5로 인도네시아 진출 브랜드 가운데 첫 현지 전기차 생산의 문을 열었지만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 전기차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인도네시아에서 454대의 전기차를 팔아 92%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그 중 아이오닉5가 395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단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인도네시아 전기차 판매량의 75%를 채운 것이다.

다만 8월 상하이GM우링이 1만 대 규모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내놓은 현지 전략형 전기차 '에어EV'를 내놓으면서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의 초기 선점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9월 에어EV는 1887대가 판매되며 261대가 판매된 아이오닉5를 단숨에 2위로 밀어냈다. 에어EV에 아이오닉5의 30%에 불과한 가격표가 붙은 덕분으로 풀이된다. 

아이오닉5가 문을 연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에어EV가 치고 나가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중국, 일본의 완성차업체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전기차를 대거 지원하면서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시장 선점을 두고 브랜드 알리기 전초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G20 발리 정상회의' 공식 차량 전달식을 갖고 정상회의에 사용하게 될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과 현대차 아이오닉5 차량을 전달했다. G20 발리 정상회의는 다음달 15일~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다.

현대차가 지원하는 차량은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87대, G80 전동화 모델 롱휠베이스(LWB) 44대, 현대차 아이오닉5 262대 등 모두 393대다.

인도네시아 웹포털 '더 인도네시아.id(The Indonesia.id)'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GM우링자동차 역시 에어EV 약 300대, 토요타는 고급 브랜드 렉서스 UX300e 약 134대를 G20 발리 정상회의에 제공했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은 "자동차업계의 지원이 G20 정상회의에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에서의 전기차 대량 생산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 가운데 최소 20%를 목표로 하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전환 가속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생산량에서 2021년 기준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니켈 매장량 점유율은 22%, 생산량은 37%에 달한다.

또 2012년부터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이전인 2018년까지 연 100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판매된 아세안 국가 가운데 최대 자동차 시장이기도 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관련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달 24일(현지시각) 하르타르토 장관은 워싱턴DC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연설을 통해 현대차, 포드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전기차 사업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포드는 올해 7월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채굴업체 발레인도네시아, 중국 저장 화우코발트와 함께 니켈 채굴 공장 건설을 위해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일본 토요타자동차도 7월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생산을 위해 5년 동안 18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같은달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생산에 6억80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내놨다.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 역시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현지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25%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부품 수입 관세 및 사치세 면제, 2030년까지 정부 차량 매년 1만 대 이상 전기차 전환 등 강력한 전기차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기차를 생산하는 회사가 40%의 현지화율 조건을 만족하면 부품 수입관세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현지 생산 자동차로 인정하는 부품 비중은 2024년부터 60%, 2030년 이후에는 80%로 강화된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은 아직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 첫걸음 단계인 만큼 현대차가 현지 전기차 지원 정책에 발맞춘 현지화 전략에 성과를 낸다면 '일본차 텃밭' 인도네시아 차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은 2020년 318대 규모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720대로 126% 증가한 데 이어 올 상반기 판매량은 505대를 보이며 빠르게 개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링 에어EV가 본격 판매를 시작한 올 9월에는 단 한달 만에 2154대의 전기차가 팔리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공략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거점"이라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인도네시아 미래 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기차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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