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발표 뒤 대다수의 증권사가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목표주가를 가장 높여 잡은 곳은 하이투자증권으로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58만 원에서 66만 원으로 상향했다. 전날 종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52만9천 원이다.
3분기 역대 분기 최대 매출(7조6482억 원), ‘사실상’ 분기 최대 영업이익(5219억 원)을 거둔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취임 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원재료 가격을 배터리 판매가격에 연동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3분기 기준 대부분의 배터리 고객사들과 연동 작업을 마무리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고객사와도 추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점도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실적 성장에 ‘청신호’를 밝히면서 품질과 생산성 향상으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팩토리는 사람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기계에서 나오는 데이터에 근거해 모든 생산과정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생산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스마트팩토리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배터리기업들도 글로벌 생산능력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새 공장들의 수율 안정화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가동 초기에 빠르게 수율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생산능력을 온전히 성과로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배터리기업들은 각각 고객사와 협의를 거쳐 적합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각각의 배터리 완성품의 성능 차이는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처럼 대부분 기업이 급격히 생산능력을 늘리는 상황에서는 공장을 제대로 돌릴 수 있는 역량이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LG화학 전지사업부 시절이던 2018년 폴란드 공장 초기 가동 때 수율 안정화에 애를 먹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핵심 요소로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생산능력 확대, 고객사 확보와 함께 스마트팩토리를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비스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장기적으로 모든 생산공정의 디지털화를 통한 글로벌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해 수율 개선 및 생산성 향상, 품질 안정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마트팩토리 역량 강화를 위해 정보기술(IT) 관련 외부 단체들과 적극적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5월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실물 설비의 3차원(3D) 모델링, 원격 모니터링 및 공정 등 관련 기술을 LG에너지솔루션 스마트팩토리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는 소프트웨어 선도기업인 독일 지멘스와 함께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테네시주 제2공장에 최첨단 스마트팩토리 기술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권 부회장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서도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1일자로 스마트팩토리 운영을 위해 자동차전지사업부의 북미생산총괄 아래 생산지원담당조직을 신설했다. 생산지원담당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핵심 업무로 수행하고 있다.
2월에는 스탠포드대학교 전기공학 박사로 머신러닝 분야 전문가로 평가되는 변경석 전무를 최고데이터책임자(CDO)로 영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변 전무 영입이 스마트팩토리 구축의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의 올해 두 차례 해외 출장길에서도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7월 첫 유럽 출장에서도 폴란드 배터리 공장의 스마트팩토리 추진 상황을 파악하고 협력사인 지멘스를 찾았다. 첫 해외 출장이었던 5월 미국 출장에서도 현지 배터리 공장의 스마트팩토리 현황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권 부회장은 7월 유럽 출장과 관련해 “글로벌 생산 현장에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세계 모든 법인이 표준화한 생산 프로세스로 하나의 공장처럼 운영되는 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