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 신동빈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신 회장의 경영권 수성과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2일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 방향 가운데 특히 배임과 분식회계의 사실 여부에 따라 경영권과 지배구조 개선작업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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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한 다음 지주사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회사다. 하지만 호텔롯데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계 주주들이 99%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가 상장할 경우 신주 발행 등을 통해 일본계 주주 비율을 60% 중반대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이 검찰수사에서 분식과 배임혐의를 벗을 수 있다면 호텔롯데 기업공개와 지주사 전환 등의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반면 신 회장 본인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호텔롯데 상장 연기는 물론 경영권 향방도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신 회장의 롯데그룹 지배력은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5대관계사 등 외부세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 검찰조사를 통해 신 회장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도덕성에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지지세력 이탈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가 보유한 지분 일부를 내놓으면 롯데홀딩스를 일본에서 상장해 개인당 약 25억 원을 보장해 주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내놓는 등 종업원지주회 마음 돌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이 추진하는 호텔롯데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구주매출을 통해 종업원지주회에도 일정 부문 파이가 돌아갈 수도 있었다”며 “이는 신동빈 회장의 지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장치였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