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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보수 2억도 머지않아, 권한 강해지고 책임도 커져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10-25 14: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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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한샘, 삼성물산, 네이버, 현대모비스, KT, 현대자동차. 이들 기업의 사외이사는 모두 55명으로 이들에게 주어지는 보수는 모두 1억 원을 넘는다. 

특히 SK와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의 보수는 올해 1인 평균 1억6천만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1년 전 평균보수가 8400만 원이었으니 두 배 가량 오른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외이사들의 보수가 머지 않아 2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외이사 보수 2억도 머지않아, 권한 강해지고 책임도 커져
▲ SK와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 보수는 올해 1인 평균 1억6천만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외이사 권한이 커지면서 보수도 머지 않아 2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이 사외이사들의 보수를 끌어올리는 것은 이사회의 권한이 강해지고 책무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외이사들은 '경영진의 거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사외이사를 포함해 이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책임이 무거워지면서 상황이 변했다. 2015년 1월 코어비트 사건에서 사외이사도 분식회계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온 이후 사외이사의 준법감시 책임과 관련된 판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외이사가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면서 사외이사의 명성뿐만 아니라 전문성과 업무역량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규사업 진출이나 사업확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은 해당 분야에 네트워크나 경험을 지닌 이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이렇게 사외이사들은 공식적 회의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경영진을 지원하면서 기업경영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에서 사외이사 추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고 있는 윤승연 부사장은 "최근에는 기업들로부터 경영, 법률, ESG, 리스크관리 등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사외이사 추천을 요청받고 있다"며 "이사회에 올라오는 다양한 안건을 이해하고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선호하는 사외이사 후보가 겹쳐 영입경쟁이 일어나는 일도 부지기수다. 사외이사 후보자를 접촉했을 때 이미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 제안을 받았다는 답변을 받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윤 부사장은 "헤드헌팅 업계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찾는 기간이 보통 11월부터 시작해 1월 정도에 끝나는데 발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들은 8~9월부터 후보자를 물색해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사외이사 영입에 나서면서 사외이사 보수에 대한 생각도 바뀌고 있다. 보수가 조금 높아지더라도 업무경험이 풍부하고 사회적 위상이 높은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를 따라 이사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와 비교했을 때 국내 사외이사의 보상 수준은 아직까지 높지 않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윌리스타워스왓슨(Willis Towers Watson)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소속된 기업의 사외이사들은 평균적으로 29만 달러(한화 약 4억 원)을 지급 받았다. 지난해 국내 300대 기업 사외이사 보수 평균이 5410만 원임을 고려하면 차이가 매우 크다. 

물론 미국은 사외이사 제도가 기업경영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사회의 대부분이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 해임도 가능할 정도로 권한이 막강하다. CEO의 경영상 책임 부담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CEO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도입되었기 때문에 법과 제도적으로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사회 권한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사외이사 보수도 당분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영미 커리어케어 수석부사장은 최근 기업이 선호하는 사외이사의 요건에 대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이사 선임이 의무화 되면서 여성 사외이사를 찾는 기업이 많아졌다"면서 "특히 디지털·IT 전문 경험을 가진 사외이사 요청이 늘고 있어 여성이면서 디지털·IT 전문가인 사외이사 후보자는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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