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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건설사 자금운용에 경고등, 금리인상까지 겹쳐 재무부담 가중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10-18 11: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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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인상에 건설사들의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대부분 대출을 통해 공사비를 충당한 뒤 발주처에서 수익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에 미분양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핵심사업인 주택사업에서 공사비 회수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높다.
 
경기침체로 건설사 자금운용에 경고등, 금리인상까지 겹쳐 재무부담 가중
▲ 돈줄 마르는 부동산 시장에 건설사들의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핵심사업인 주택사업 경기가 하락해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대형건설사 주택 브랜드.

이런 상황에서 금리까지 치솟고 있어 자금조달에 따른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8일 건설업계와 금융업계 안팎에 말을 종합하면 최근 건설사들은 자금조달을 위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이용하는 방법까지 적극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8월 신용보증기금의 지원을 받아 800억 원의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을 발행했다. 롯데건설도 300억 원의 P-CBO를 발행했다. 

P-CBO는 신용도 등급이 BB+ 이하로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이 회사채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발행하는 증권이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에 따라 신용등급 AAA가 부여된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P-CBO를 활용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P-CBO는 코로나19에 따른 기업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2020년부터 대기업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확대됐다.

다만 대기업들은 투기등급인 신용등급을 지닌 기업들과 묶여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점 때문에 그동안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체면보다 실속을 택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이 발행한 800억 원의 P-CBO의 조건은 3년 만기에 금리는 4.992%였고 롯데건설의 P-CBO는 3년 만기에 금리는 4.502%로 결정됐다. 당시 대우건설의 신용등급(A)과 동일한 회사채 금리가 평균 5.036%였던 점을 고려하면 금리를 낮춰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P-CBO를 발행하는 것은 대형건설사뿐만 아니다. SK렌터카(신용등급 A)는 500억 원에 금리 3.6% 조건으로, SK실트론은 1천억 원에 금리 3.8% 조건으로 각각 P-CBO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9월 회사채를 발행한 건설사는 없지만 사업방식을 고려할 때 현재 건설사들의 재무체력에 여유가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대부분 대출을 통해 공사비를 충당한 뒤 발주처에서 들어온 수익으로 대출을 갚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이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발주처에서 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현금을 지출해야 하는 사업모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게 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대형건설사들 가운데 영업활동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사례도 있다.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외부 재무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차입금 상환, 영업능력 유지, 배당금 지급 등 신규투자 등에 필요한 사안을 측정하는 지표가 된다.

대형건설사들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영업활동 현금 흐름이 GS건설(2051억 원), 대우건설(1035억 원), DL이앤씨(776억 원) 등은 플러스를 보였지만 현대건설(-3150억 원), 포스코건설(-2974억 원), 롯데건설(-1770억 원), 한화건설(-1425억 원) 등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공사를 하고도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공사, 주택사업의 임대 계약자로부터 받게 될 계약금과 중도금을 뜻하는 분양보증금, 도시정비 수주를 위해 내는 입찰보증금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음에 따라 핵심사업인 주택사업에서 아파트 미분양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택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형건설사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에 따르면 충북 e편한세상 옥천퍼스트원은 모집가구수 545세대에서 미분양 세대수가 407세대로 집계됐다. 

충북 음성군 '음성자이 센트럴시티'는 1454세대 가운데 1001세대가 미분양이고, 경북 포항시 '포항 푸르지오 마린시티'도 672세대 가운데 479세대가 미분양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사업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면 공사대금을 받기가 어려워져 현금 흐름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분양은 늘고 있는 추세다. 국토교통부가 7월 발표한 주택 통계를 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1284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198세대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더욱이 올해 4분기에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미분양 물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분기 분양 예정물량은 15만4700여 세대로 3분기(8만3100세대)와 비교해 2배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경기 저하에 대한 영업 및 재무적 대응력을 보유한 A급 건설사는 당장의 신용도 변화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분양경기 저하 장기화로 인한 사업위험 확대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분양실적이 부진하면 공사대금 회수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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