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임기 만료를 6개월가량 남기고 자녀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둘러싸였다.
김 회장은 다음 회장 후계구도 정립이라는 중요한 일을 아직 남겨두고 있는데 대형 악재가 터졌다고 할 수 있다.
▲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임기 만료 6개월가량을 남겨두고 각종 의혹에 둘러싸였다.
BNK금융지주가 전임 회장 때 CEO 리스크에 따른 경영위기를 겪은 만큼 김 회장은 대외 신뢰 회복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치권과 BNK금융지주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김 회장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은 크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BNK금융그룹이 김 회장 아들이 일하는 증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이 의혹은 11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때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했다.
강 의원은 김지완 회장의 아들이 2019년 한양증권으로 이직한 시기와 한양증권의 BNK금융그룹 계열사 채권인수 물량이 급작스럽게 불어난 시기가 일치한다며 BNK금융그룹과 한양증권의 결탁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김지완 회장의 추천으로 전 한양증권 대표가 BNK금융지주 사외이사에 선임됐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며 김 회장이 여기에 개입했을 것이라고 강 의원은 주장했다.
두 번째 의혹도 김 회장의 자녀와 관련이 있다.
BNK부산은행 노조가 전날 배포한 성명서에 따르면 BNK자산운용은 2018년 4월 P2P(온라인투자연계) 업종에 투자하기 위해 펀드를 만들고 약 80억 원을 판매했는데 이후 환매가 어렵게 되자 BNK캐피탈의 우회 대출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노조는 펀드가 투자한 회사에 김 회장 자녀가 영업이사로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BNK캐피탈을 통한 간접대출로 펀드 환매가 이뤄진 것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의심을 살 여지가 있다’고 바라봤다.
노조는 “자산운용사가 지주 회장의 자녀가 영업이사로 근무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분명 밝혀져야 하지만 취급 시점에 회장 자녀가 해당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로도 의혹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두 건 모두 이제 막 의혹이 제기됐고 아직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김 회장을 향한 의혹의 눈초리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BNK금융지주는 과거에도 ‘CEO 리스크’로 경영 위기를 겪은 경험이 있어 내부에서는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BNK금융지주는 김 회장 전임자인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이 2017년 4월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뒤 그 해 9월 김 회장이 회장에 오를 때까지 각종 사업 추진은 물론 후임자 인선 작업에서도 난항을 겪었다.
노조는 “여러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CEO 리스크 때문이다”며 “CEO의 법률 리스크는 조직 성장과 평판, 공공의 신뢰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실제로 우리는 이미 발생한 시세조종의 처벌 결과로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에 제동이 걸려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5년 동안 BNK금융지주를 이끌면서 외부 출신 회장의 한계를 넘고 그룹의 체질 개선과 실적 확대 등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직 다음 회장에게 경영권을 무사히 넘겨주는 일을 남겨두고 있다.
김 회장은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해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BNK금융지주가 2019년 3월 정관을 바꿔 회장 연임을 1번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더 이상 임기 연장은 불가능하다.
안감찬 BNK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이사가 다음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실적 등 눈에 보이는 지표만으로는 누가 더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안 행장과 이 대표는 각각 BNK금융그룹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이면서 동시에 BNK금융지주 비상임이사로 그룹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