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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관심은 '오아시스 상장'? 김슬아가 ‘1호 상장’에 욕심 안 내는 이유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10-02 13: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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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관심은 '오아시스 상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슬아</a>가 ‘1호 상장’에 욕심 안 내는 이유
▲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컬리가 녹록치 않은 상황과 마주하면서 상장 시점을 최대한 늦출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사진)가 오아시스 상장 이후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장보기 앱(애플리케이션)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상장을 최대한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커머스 최초의 상장기업’이라는 타이틀조차 욕심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 투자금융업계가 바라보는 컬리의 분위기다.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가 ‘유일한 이커머스 흑자기업’으로 유명한 오아시스의 상장을 우선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컬리가 코스피 상장 시기를 최대한 늦춰 내년 1~2월에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컬리는 8월2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6개월 안에 상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2023년 2월 중순까지는 상장을 매듭지어야 한다.

현재 상장을 추진하고 있거나 상장이 예정된 이커머스기업 가운데 상장예비심사 승인 단계까지 간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컬리가 속도만 낸다면 ‘이커머스 상장 1호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하지만 이커머스업계와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컬리는 현재 이런 타이틀을 욕심내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상장 시기를 놓고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컬리가 서둘러 상장하는데 조바심을 내지 않는 주된 이유는 기업가치 하락이다.

컬리는 2021년 말 사모펀드에서 2500억 원을 유치하며 기업가치로 4조 원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이의 반토막 수준이다.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과연 컬리가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갖추고 있는지를 놓고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가치로 1조 원대 중반만 인정받아도 선방하는 것 아니겠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컬리가 상장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소득이 없을 공산이 크다. 자칫 자존심에 타격만 받고 계획했던 만큼의 자금 조달도 힘들어질 수 있다.

컬리가 오아시스의 상장을 지켜보고 난 뒤 뒤따라 상장에 나서는 쪽으로 기업공개 일정을 잡았다는 얘기도 투자금융업계 안팎에서 나돈다.

오아시스는 9월8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11월 중순에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는 예비심사만 통과하면 상장에 더욱 속도를 내 올해 안 기업공개라는 목표를 매듭짓겠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컬리와 달리 오아시스가 기업공개에 속도전을 내세우는 이유는 자신감 덕분이다.

오아시스는 꾸준히 흑자를 내는 이커머스기업으로 유명하다.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 등이 만성 적자라는 점에서 유독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비록 거래액 측면에서는 오아시스가 다른 이커머스기업에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금조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는 안전한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도드라지자 오아시스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오아시스는 결격사유만 없다면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 흑자기조’ ‘꾸준한 매출성장’이라는 두 가지 강점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의 성공적 상장은 컬리에게 나쁠 것이 없다.

비록 적자이긴 하지만 오아시스보다 거래액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현재 거론되는 기업가치보다는 좀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투자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컬리 안팎에서 기업공개와 관련한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컬리가 오아시스의 성공적 상장을 발판삼아 이른바 ‘후광효과’로 기업공개를 마무리하려는 플랜B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에게 상장은 회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으로 여겨진다.

컬리 측은 그동안 기업공개의 목적을 놓고 자금조달이 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해왔다. 현재 컬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자산도 3천억~4천억 원 안팎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 투자금융업계의 분석이다.

김슬아 대표는 컬리의 상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악화하자 기존 투자자들을 찾아 컬리의 현황을 설명하며 추가 투자 유치에 힘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뚜렷한 흑자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탓에 추가 투자가 힘들다고 투자자들이 입장을 정리하면서 컬리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도 막혀버렸다.

이에 김 대표로서는 컬리의 자금 유치를 위해 상장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투자금융업계의 얘기다.

김 대표는 현재 컬리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상품 카테고리를 장보기에서 뷰티로 확장하기도 했으며 구매를 독려하기 위해 일반 고객에게 월 150만 원의 구매실적이 있어야 제공하는 멤버십 최고등급 '퍼플'을 부여하기도 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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