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넷플릭스, 애플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IT기업 주가가 전반적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달러화 강세로 IT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 블룸버그가 미국 증시 나스닥100 지수에 포함된 대형 IT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두고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이미지. |
블룸버그는 26일 “나스닥100 지수에 포함된 기술주가 평균적으로 1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초부터 시작된 기술주 약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나스닥100 지수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대형 기술주 주가 변동에 따라 움직이는 증시 지표다. 알파벳과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인텔, 메타 등이 해당한다.
블룸버그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914명의 응답자 가운데 약 3분의2는 올해 주요 기술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특히 구글과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리밍서비스 및 광고 매출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데 달러 강세에 따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이전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 등 영향으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유료 구독서비스 이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실적 부진을 이끌 수 있는 배경으로 꼽혔다.
애플은 달러 강세에 대응해 아시아와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 앱스토어 콘텐츠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워 콘텐츠 판매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대형 IT기업의 올해 하반기 순이익은 부진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3분기 주당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평균 6.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자체 시장 조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자료를 인용해 3분기 S&P500 기업 전체 순이익이 같은 기간 3.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IT기업 실적은 크게 악화할 것이라는 예측을 제시한 것이다.
나스닥100 지수 포함 기업들의 평균 주가는 연말까지 10% 이상의 하락폭을 추가로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연초 대비 31% 하락한 수준에서 더 낮아지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메타와 엔비디아 등 기업의 메타버스 신사업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주 매도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블룸버그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안보 위기로 저전력 제품을 생산하는 IT기업이나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IT기업은 여전히 성장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