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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설렘 세포' 찾기, 하나투어가 소리와 냄새에 공들이는 이유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9-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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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설렘 세포' 찾기, 하나투어가 소리와 냄새에 공들이는 이유
▲ 하나투어가 여행 세포를 되살릴 수 있는 ‘설렘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여행지에서 느낀 이국적인 냄새, 귓가를 스치는 낯선 소리들. 

여행지를 기억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여행지에서 냄새와 소리는 잊히지 않죠.

하지만 2020년부터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상황을 지나면서 특히 해외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냄새와 소리는 너무 오래된 기억이 됐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행세포’가 사라져 여행 욕구를 잃었다는 사람들마저 나타나고 있고요. 

이같은 사람들을 위해 하나투어가 여행세포를 되살릴 수 있는 ‘설렘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 영국 런던과 스페인 이비자가 떠오르는 마법의 소리

‘웰컴 투 런던!(런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들을 법한 영어로 된 안내 음성, 비행기 이착륙 소리, 영국 빅벤 시계탑의 종소리, 축구장을 가득 메운 함성소리. 하나투어가 영국 런던을 표현한 소리들입니다. 

하나투어는 첫 번째 설렘 프로젝트 ‘하나만 들어도 설레’를 통해 여행지의 다양한 소리와 음악을 엮어 하나의 음원으로 만들었습니다. 

런던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하나투어가 만든 이 음원을 들으면 런던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브리핑] '설렘 세포' 찾기, 하나투어가 소리와 냄새에 공들이는 이유
▲ 영국 런던을 상징하는 빅벤 시계탑. <영국관광청>
런던의 소리와 함께 깔린 신나는 음악에 ‘방구석’이지만 여행을 떠나는 느낌마저 듭니다. 

현재 하나투어가 만든 음원은 모두 2개로 ‘영국 런던’과 ‘스페인 이비자’입니다. 

스페인 이비자는 섬이라는 특성상 해양 레포츠와 클럽이 유명한데요. 그래서인지 파도 소리, 물에 빠진 것 같은 소리가 클럽에서 들을 수 있는 시끌벅적 흥겨운 음악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하나투어가 만든 영국 런던과 스페인 이비자 음원은 모두 하나투어의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 여행지의 기억을 소환하는 향기의 힘

후각은 미각이나 청각보다 더 오래 기억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투어가 설렘 프로젝트 두 번째로 ‘하나만 맡아도 설레’를 기획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하나투어는 영국 런던과 스페인 이비자를 떠올릴 수 있는 향기를 담은 룸 스프레이와 패브릭 스프레이를 만들었습니다. 판매용은 아니고 이벤트를 통해 하나투어 SNS 팔로워들에게 제공됐습니다.

런던의 향을 담고 있다는 룸 스프레이는 런던의 대표 관광지인 빅벤 시계탑의 감성과 분위기를 발사믹 우디 계열 향기로 풀어냈다고 합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해질녘, 런던 빅벤 시계탑에서 바라본 런던 시내의 중후한 전경을 표현한 향이다”며 “차분함이 강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백브리핑] '설렘 세포' 찾기, 하나투어가 소리와 냄새에 공들이는 이유
▲ 스페인 이비자섬의 이비자항구 전경. <스페인관광청>
이비자의 향을 담았다는 패브릭 스프레이는 클럽 파티가 인기 있는 이비자의 특성을 담아 경쾌하고 밝은 느낌을 상큼한 과일 시트러스 계열 향기로 담았습니다. 

이처럼 여행지의 향기를 스프레이로 담아낸 건 국내 여행업계에서 첫 번째 시도입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 기획 의도를 두고 “뿌리는 순간 여행지의 향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잊고 있던 여행의 추억과 설렘을 상기시키고 코로나19 이후 쌓인 여행에 대한 고객들의 갈증을 달래 주고자 했다”고 말했습니다.  

◆ 위기의 패키지 여행사들 "MZ세대를 잡아라"

하나투어가 이같은 프로젝트를 펼치는 이유는 MZ세대를 붙들기 위해서입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하나투어는 청각과 후각 등 오감으로 여행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MZ세대의 욕구를 충족하고 MZ세대와 활발하게 소통하기 위해 이번 설렘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백브리핑] '설렘 세포' 찾기, 하나투어가 소리와 냄새에 공들이는 이유
▲ 하나투어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설렘 프로젝트 2탄 '하나만 맡아도 설레' 제작영상 갈무리. <하나투어 공식 유튜브>

MZ세대는 하나투어와 같은 전통적인 패키지 여행사가 판매하는 패키지여행에 거부감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여행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패키지여행 대신 자유여행을 즐기는 경향이 강해 패키지여행사보다 온라인여행사(OTA)를 주로 이용해 스스로 여행 계획을 짭니다. 

이 때문에 패키지 여행사들 사이에서는 미래 먹거리가 없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전통적인 여행사들은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한 여행상품과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도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나투어는 이번 프로젝트 이외에도 MZ세대를 겨냥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에도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며 MZ세대에게 손짓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나투어는 인스타그램에 MZ세대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여행지인 몽골에 MZ세대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 느낀 여행기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맡은 팀은 브랜드 마케팅팀으로 설렘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직원은 1990년대 태어난 MZ세대이기도 합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했는데요. 개편된 홈페이지에는 기존 여행 예약 시스템뿐만 아니라 자신이 다녀온 여행지와 일정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특별한 여행을 직접 계획하고 이를 공유하기 좋아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죠.
 
[백브리핑] '설렘 세포' 찾기, 하나투어가 소리와 냄새에 공들이는 이유
▲ 하나투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MZ세대 직원들의 몽골여행 후기. <하나투어 인스타그램 갈무리>
하나투어는 마케팅뿐만 아니라 MZ세대를 겨냥한 여행상품도 내놨는데요. 하룻밤에 싱가포르의 여러 펍을 방문하는 ‘펍 크롤링’이 포함된 여행상품, 태국 방콕의 맛집을 돌아다니는 ‘미식여행’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은 하나투어만 하는 게 아닙니다. 

교원투어는 8월 말 MZ세대를 겨냥해 개인 맞춤형 테마 여행상품 ‘MZ 픽(PICK)’을 선보였습니다. 

‘MZ 픽’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여행 키워드인 ‘익사이팅(현지 문화체험과 액티비티)’, ‘먹킷(미식)’, ‘쇼핑’, ‘호캉스(호텔+바캉스의 합성어로 고급 호텔에서 휴식을 즐기는 휴가 방식)’ 등 모두 4가지 테마로 구성됐습니다. 
 
교원투어는 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는데 팀장은 물론 팀원까지 모두 MZ세대가 맡았습니다.

“지금 전통적 여행업계는 위기입니다. 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MZ세대를 붙들기 위한 여행업계의 다양한 시도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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