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외국인투자자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 수혜와 중장기 실적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9월 들어서 주가가 9.41%(4만3500원) 상승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배터리 전시회에 참여한 LG에너지솔루션. |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엔솔 주가는 9월 들어 주가가 9.41%(4만3500원) 상승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LG엔솔 주가는 이날 다소 조정을 받으며 0.98%(5천 원) 하락한 50만6천 원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50만 원을 웃돌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장 후 59만8천 원까지 올랐다가 고평가 논란에 7월4일 35만2천 원까지 미끄러진 바 있다.
이후 주가가 반등을 이어가 16일 50만 원선을 회복한 것이다. 종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50만 원을 넘어선 것은 2월9일 이후 약 7개월 만의 일이다.
최근 상승 배경에는 7월 말부터 이어진 외국인투자자의 ‘사자’ 행렬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월27일 전체 상장 주식 가운데 86.1%(2억146만 주)의 의무보호예수가 해제되며 시장에 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의무보호예수란 상장할 때 기관 등 주요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일정기간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비슷한 기간 외국인들의 매수도 나타나 시장에 나오는 물량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외국인투자자는 7월25일부터 9월2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29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최장 기간 연속 순매수 기록을 썼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총액은 1조14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자는 16일도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사들여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감축법) 최대 수혜주로 꼽히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국 안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이는 미국이 전기차 등 첨단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중국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2차전지 기업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어 더 큰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총생산량의 약 43%를 미국에서 생산할 것으로 전망됐다.
2차전지 업계와 관련해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8월 친환경자동차 내수 및 수출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내수는 9.7%(3만5227대), 수출은 47.0%(4만215대) 늘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국내 브랜드 전기차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6.1% 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전기차용 배터리의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파악됐고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NH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의 판매가격은 2분기 대비 10% 상승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43% 늘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전기차 화재와 폭발 사고 등은 LG에너지솔루션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제너럴모터스의 볼트 전기차용 배터리와 관련해 7천억 원대 충당금을 반영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부터 에너지저장장치와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4번의 리콜을 진행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추가적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NH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기존 51만1천 원에서 59만5천 원으로 상향했다.
주민우 NH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판매가격 인상효과를 반영했다”며 “추가적 생산능력 확대와 실적 전망치 상향조정도 기대할 만하다”고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적정주가로 68만 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사업의 공급망 재편, 탈중국 기조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프리미엄 또한 유효하다”며 “2차전지 생산기업 중 절대적 관점에서 매력이 높아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