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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엑시노스 전략 재검토, 경계현 세계 1위 미디어텍 벤치마킹하나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9-13 15: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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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기존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세계 1위 대만 미디어텍을 벤치마킹해 먼저 저가 AP부터 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고가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전략 재검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1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경계현</a> 세계 1위 미디어텍 벤치마킹하나
▲ 삼성전자가 엑시노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저가 모델에서 점유율을 확대했던 대만 미디어텍 성공방식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

13일 삼성전자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첨단 AP 시장에서 퀄컴 등과 정면 대결하던 삼성전자의 전략이 2023년부터는 상당부분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엑시노스2200은 고객에게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 앞으로 공급을 제대로 못할 거면 아예 하지를 말고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것이 원칙”이라며 “퀄컴 개발인력의 3분의 1도 안 되는 자원으로 어디에 집중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결정된 것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제품 수 등을 조절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고가 AP제품 엑시노스2200의 실패를 인정하면서 기존의 전략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AP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중저가부터 고가 AP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글로벌 모바일 칩 설계기업들과 경쟁을 벌였다. 고가모델에서는 미국 퀄컴이, 저가모델에서는 대만 미디어텍이 주요 경쟁사였다.

하지만 부족한 자원을 가지고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다보니 퀄컴은 물론 미디어텍과 경쟁에서도 힘이 딸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019년만 해도 전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점유율 14%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2021년 6.6%로 점유율이 반토막 났다.

특히 올해는 고가모델인 엑시노스2200이 기대했던 수준만큼 갤럭시S22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해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점유율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중저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엑시노스를 중심으로 점유율 회복을 꾀하고 있다.

올해 중저가 라인업인 ‘엑시노스1080’을 출시해 갤럭시A53 5G, 갤럭시A33 5G를 비롯해 갤럭시M33 등에 탑재한 결과 프리미엄 모델을 제외한 엑시노스 출하량은 1분기 1490만 대에서 2분기 2280만대로 53%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도 1분기 4.8%에서 2분기 7.8%로 3%포인트 확대되며 중국 유니SOC(9.0%)와 격차를 좁혔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전략 재검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1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경계현</a> 세계 1위 미디어텍 벤치마킹하나
▲ 삼성전자가 최근 중저가 엑시노스를 중심으로 AP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이미지.
이처럼 먼저 중저가제품 확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과거 미디어텍이 취하던 전략이다.

미디어텍은 경쟁사보다 뒤늦은 2011년에서야 스마트폰 AP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는 삼성전자도 엑시노스 개발에 성공하며 AP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중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을 모두 개발했던 것과 달리 미디어텍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저가폰에 들어갈 AP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여기에 중국업체들이 손쉽게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 있도록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했고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2021년 기준으로 99달러(약 13만 원) 이하 스마트폰에 들어간 AP의 62%는 미디어텍이 차지했다. 99달러 이하 저가 스마트폰에서 퀄컴의 점유율은 11%, 삼성전자는 1%가 채 되지 않는다.

미디어텍은 중저가 AP를 개발하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고가 모델을 내놓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여러 차례 실패했다. 

하지만 2021년 AP ‘디멘시티9000’을 출시해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와 삼성전자 ‘엑시노스2200’을 모두 뛰어넘는 성능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미디어텍은 올해 2분기 세계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34.1%(옴디아 조사기준)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디어텍이 썼던 전략을 벤치마킹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디어텍의 AP를 대거 채용해왔던 삼성전자 MX(모바일)사업부가 엑시노스 탑재율을 더 높인다면 중저가 제품군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반면 고가 제품군 전략은 구글 등 다른 기업과 협력해 전용칩을 만드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 출시되는 갤럭시S23에 들어갈 엑시노스2300을 내놓지 않는 대신 시간을 더 투자해 2025년까지 갤럭시 전용칩을 개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점도 이런 흐름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IT매채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고급 엑시노스의 저조한 성능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중저가 엑시노스는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계속 사용되고 있다”며 “삼성이 고급 AP에서도 문제를 조만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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