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현대자동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대차 투싼(왼쪽)과 기아 스포티지. |
[비즈니스포스트] 준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현대자동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올해 상반기 유럽 준준형SUV(C-SUV) 차급에서 각각 판매 1, 2위 에 올랐다.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도 투싼과 스포티지는 준중형 및 소형 SUV(Small SUV)판매 5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국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못지 않은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11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미국에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글로벌 커뮤니티 레딧을 중심으로 투싼과 스포티지를 향한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우선 디자인에 관한 호평이 많았다.
투싼은 2020년 출시된 완전변경(풀체인지) 4세대 모델, 스포티지는 지난해 완전변경을 거친 5세대 모델로 각각 지난해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를 시작했다.
트위터 이용자명 'POD PELEZINHO'는 "케이프타운의 투싼 론칭 행사에 다녀왔는데 기술이 훌륭하고 차가 아름다웠다. 잘했어 현대차"라고 적었다.
Tim Oldland라는 아이디의 사용자는 트위터에서 "그릴의 조명은 주간주행등(DRL)으로 사용되는거야? 정말 멋지게 보인다!"고 극찬했다.
이 밖에도 "메인라이트가 멋져! 나는 SUV 팬이 아니지만 투싼은 매우 훌륭하고 많은 관심이 간다." (이용자명 Andrew Strazza) "나는 기아 스포티지가 같은 차급에서 고급 브랜드를 제외하면 가장 멋진 디자인의 차라고 생각해." (이용자명 Lancelot the Red) "신형 스포티지의 외관은 내가 오랫동안 봐온 차 중에 최고의 새로운 디자인이야, 내 다음 차가 될거야." (이용자명 Durham Steel) 등의 반응이 트위터에서 많았다.
20여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아일랜드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폴 맥그래스는 배송받은 신형 투싼 사진과 함께 "2021년 베스트셀링카인 현대차 투싼이 오늘 배송돼 기쁘다. 이 차는 하이브리드(HEV) 모델로 앞으로 몇 달 동안 운전이 매우 기대된다"고 적기도 했다.
이 게시물에도 많은 팔로워들로부터 외관 디자인을 칭찬하는 댓글들이 다수 달렸다.
투싼은 지난해 아일랜드에서 판매된 전체 차량 가운데 글로벌 베스트셀링카인 토요타의 코롤라와 라브4 등을 모두 제치고 판매 1위에 오른 바 있다. 스포티지 역시 같은 차트에서 전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다수의 소비자들은 넓은 실내공간과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용자명 'ThePerpetualWanderer'는 레딧에 "나는 영국에 살고 있고 두 마리 개를 태울 수 있는 넓은 트렁크와 편안한 인테리어, 아내를 위한 충분한 운전 보조장치, 좋은 가성비가 필요했다. 볼보 XC90, 포드 쿠가, BMW iX3, 스코다 코디악 등을 시승했는데 투싼은 운전하기 가장 좋은 차였고 가격은 환상적이었다. 투싼은 운전하기 가장 재밌는 차는 아니지만 지금껏 가져보지 못한 최고의 가족용 차다. 포르쉐 카이엔처럼 세배 넘는 가격이 아닌 차 가운데는 바꾸고 싶은 차가 없다"고 썼다.
트위터 이용자 Kiala는 "나는 무조건 신형 기아 스포티지를 사야해. 믿음직하고, 잘생겼고,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야"고 적었다.
다른 모델과 비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IT 전문매체 씨넷(CNET)에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의 리뷰를 올린 리포터 스티븐 유잉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신형 투싼은 훌륭하고 투싼 하이브리드는 더 좋다"며 "진심으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유잉은 "자신의 돈을 쓴다해도 CX-5(일본 마쯔다의 준중형SUV)보다 스포티지를 선택할 건가요?"라는 한 이용자의 물음에 "나는 분명히 CX-5의 운전 방식과 인테리어를 좋아하지만 투싼이 전체 패키지가 더 좋고 디자인도 더 멋지다. 아마 현대차로 갈 것이다"고 대답했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투싼과 스포티지는 내연기관 엔진은 물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까지 풀 라인업 갖춰 인기를 더하고 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이 아니라 외부 전원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를 말한다. 하이브리드차보다 긴 구간을 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중간 단계로 여겨진다.
글로벌 고객들은 최근 미국에서 발효된 인플레이션 완화법(감축법, IRA)로 인해 미국에서 스포티지 및 투싼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이 보조금(세액 공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법은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에 최대 7500달러(약 1천만 원)의 보조금(세액공제)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북미 현지 생산 등을 지급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뿐 아니라 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차도 모두 제외됐다.
이에 레딧 이용자 Blathemouth는 "세액 공제와 관련해서 IRA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의도와 정반대다. 제조업체가 북미로 생산을 이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제공하지 않아 가장 수요가 많은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가 갑자기 자격이 없어졌다. 근시안적이다"고 비판했다.
다른 레딧 이용자 Ok-Leather-1301는 "민주당은 대부분이 비싸고 구매하지 않는 전기차 구매를 장려하면서 현대차 스포티지와 같은 가장 저렴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한국에서 생산된다는 이유로 차단하는 법을 통과시킨다"고 지적했다.
mikul557라는 레딧 이용자는 "처음엔 스포티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주문했는데 대리점이 내게 세금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다시 웹사이트를 살피다 대기기간 없는 예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보고 주문을 변경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투싼과 스포티지가 해외 소비자들의 좋은 평가 속에서 좋은 판매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주요시장인 미국에서 최근 최상위권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고 있어 판매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미국에서 현대차·기아는 신차판매가격(ATP) 대비 각각 1.3%, 1.7%의 인센티브(판매장려금)을 사용했다"며 "이는 전통적 강호인 토요타와 혼다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미국내 판매되는 모든 메이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역대 8월 최다 판매기록을 새로 썼는데 그 가운데 투싼과 스포티지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스포티지는 4세대 모델이 출시된 2015년 K3로부터 기아 글로벌 판매 1위 자리를 뺏은 뒤 7년 연속 기아의 베스트셀링 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도 스포티지는 1~7월까지 월간 기아 자동차 가운데 글로벌 판매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기아는 2022년 50만 대 이상의 스포티지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1년 스포티지의 글로벌 판매량은 36만3630대였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