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2-09-08 15:36:36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현대백화점그룹이 조용하게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의 조용한 경영 스타일이 스타트업 투자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8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체인지엑스’ 프로그램에 참여할 스타트업 2기를 선발하기 위한 서류 접수가 26일까지 진행된다.
체인지엑스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창업 지원기업)인 케이스타트업과 손잡고 스타트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올해 2월에 1기를 모집하며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당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함께 할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체인지엑스 스타트업 2기 모집의 특징은 현대백화점그룹의 별다른 공지 없이 ‘조용히’ 이뤄지고 있다는 데 있다.
체인지엑스 프로그램 2기 선발이 시작된 시점은 8월26일부터다. 이는 체인지엑스 홈페이지에 조용히 공지됐을 뿐 현대백화점그룹의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다른 프로그램들이 스타트업 모집을 위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과 대비된다.
롯데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인 롯데벤처스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육성) 프로그램으로 엘캠프를 운영할 때마다 이에 참여할 스타트업 모집 공고를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했다.
CJ그룹 역시 스타트업 지원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인 ‘오벤터스’에 참가할 스타트업을 모집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낸 바 있으며 이 밖에도 여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들은 저마다 홍보채널을 통해 스타트업의 참여를 이끌어낸다.
현대백화점의 조용한 스타트업 발굴 행보는 ‘현대백화점스러운’ 모습으로 여겨진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요 백화점 3사 가운데 가장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신중한 오너경영인’이라는 수식어로 유명한 정지선 회장이 총사령탑을 맡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정 회장의 성격이 그대로 경영 기조로 이어졌고 ‘튀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현대백화점그룹 특유의 조직 문화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업 인수합병을 진행할 때도 떠들썩하게 외부에 알리는 일이 거의 없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도 회사의 이런 기조가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체인지엑스 1기 참여 스타트업을 모집한 뒤에도 어떤 기업에 어느 규모로, 얼마나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는지 별도로 알리지 않았다.
따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 해당 스타트업이 어떤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다른 기업들과 다른 모습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체인지엑스에 선발되어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총 12개이며 참여 계열사로는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한섬, 현대바이오랜드 등이 있다”며 “선발된 기업과 식품 이커머스, 라이브커머스, 클린뷰티, 친환경 업사이클 패션, 건강기능식품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