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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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장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크게 순매도했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 주식은 또 다시 순매수했다.
미국시장 확대를 향한 기대감이 매수심리를 여전히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던졌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038억 원어치 사고 3276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22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54%(900원) 하락한 5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8천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7월14일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간 점이 매도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92%(51.44포인트) 내린 2625.9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0.46%와 0.3% 오르고 나스닥지수가 0.26% 떨어진 것과 비교해 크게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월26일 5.81% 하락을 시작으로 9월1일까지 5거래일 연속 내리며 11.62% 빠졌다.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도 삼성전자를 향한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7원 오른 1362.6원에 장을 마감했다. 2009년 4월 이후 약 13년4개월 만에 1360원 위로 올라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2위를 차지했다.
외국인투자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379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261억 원어치를 사고 640억 원어치를 팔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에는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1위에 올랐는데 이날은 2위를 차지했다.
최대주주인 두산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통한 지분 매각 여파가 여전히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8월31일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2854만 주(4.47%)를 주당 2만50원에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 밖에 한국전력(-203억 원), 포스코홀딩스(-187억 원), LG화학(-126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중 262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98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438억 원어치를 사고 454억 원어치를 팔았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4.10%(1만9천 원) 오른 48만2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는 7월25일부터 이날까지 29거래일 연속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순매수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IRA) 기대감이 여전히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대규모 미국 투자계획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미국을 위한 또 다른 큰 승리”라며 “앞으로 전기차, 반도체, 기타 핵심부품 등을 미국에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성명을 놓고 인플레이션 완화법을 향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진 것으로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전기차배터리업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없어 향후 미국시장에서 국내 전기차배터리의 수요는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기아와 현대차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와 4위에 각각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기아와 현대차 주식을 각각 337억 원과 19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기아 주가는 0.75%(600원) 오른 8만800원, 현대차 주가는 0.51%(1천 원) 상승한 19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는 기아 주식을 8월25일부터 7거래일 연속, 현대차 주식을 8월18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는 점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8월 미국에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완성차 6만9437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3.5% 늘면서 8월 최다 판매기록을 새로 썼다.
현대차는 8월 미국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보였다.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6%대 시장점유율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는 8월 미국에서 6만6089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1년 전보다 22.4% 늘어난 것으로 시장점유율 5.7%를 보였다. 기아 역시 8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기록, 역대 최대 점유율 기록을 새로 썼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LG에너지솔루션과 기아, 현대차 외에 LG이노텍(196억 원), 한화솔루션(176억 원), 현대바이오(159억 원) 등의 주식을 100억 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한재 기자
▲ 2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