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2-08-31 16: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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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입국 전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검사 폐지 방침을 내놓자 여행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여행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 속도가 느린 것을 문제로 지적해왔는데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폐지 소식이 전해지자 여행 수요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정부가 9월3일부터 국내에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PCR 의무 검사를 폐지하는 방침을 31일 발표하자 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자 전용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31일 중대본 회의에서 "9월3일 0시부터 국내에 도착하는 비행기편이나 선박편을 이용하시는 모든 내·외국인은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여행업계는 쌍수를 들고 반기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의 이같은 방침을 환영한다”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둔화하고 있으며 9월부터 유류할증료 인하 등 여행 수요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요인들이 많아 여행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서는 특히 평상시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출입국 규제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한 만큼 해외여행 심리가 상당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행 수요 회복에 문제가 됐던 항공 좌석 공급 회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도 “정부의 코로나19 검사 폐지 결정은 여행업계에게는 가뭄의 단비다”며 “이번 입국 전 코로나19 PCR 검사폐지 결정에 따라 해외여행을 향한 여행객들의 심적 부담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돼 여행수요 역시 빠르게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변화의 조짐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앞서 24일 정부가 입국 전 코로나19 PCR 검사를 폐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자 해외여행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
노랑풍선의 경우 25일 해외여행 상담이 전날보다 2배 이상 증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방침이 9월 추석 연휴와 10월 개천절, 한글날 대체휴일 등의 연휴를 앞두고 발표되면서 해외여행 예약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해외항공편 확대 방침을 내놓는 등 올해 4월부터 코로나19 엔데믹(방역체계를 풍토병 체계로 전환) 분위기가 퍼졌지만 해외여행 수요는 크게 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여행업계는 입국 전 코로나19 PCR 의무 검사를 지목해왔다.
해외에서 PCR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비용과 일정에 부담이 크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PCR 검사 비용이 비싸 4인 가족 기준으로 최대 100만 원을 써야한다는 말도 나왔다.
한국의 특수성을 악용해 최근 베트남에서는 외국계 항공사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에 퇴짜를 놓으면 브로커가 접근해 비싼 금액에 다시 검사받게 하는 등 피해사례까지 나오기도 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4월부터 엔데믹 체제로 들어갔지만 입국 관련 규제는 풀지 않았었다"며 "그동안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진되면 격리에 따른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여행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여행 수요 정상화를 대비하고 있던 여행업계는 이제 본격적으로 뛸 일만 남았다.
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이미 선제적으로 여행수요 회복에 준비해왔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미 전 직원이 복귀했으며 올해는 3년 만에 대규모 공개 채용을 진행해 채용연계형 인턴 62명을 선발하기도 했다.
모두투어도 올해 10월부터 모든 직원이 복직한다. 현재 모두투어는 전체 직원 가운데 65% 수준의 근무 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직원은 유급휴가 중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10월부터 모든 직원이 돌아오는 만큼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여행상품을 더 많이, 다양하게 내놓고 여행수요 회복을 대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랑풍선도 올해 경력 채용 등을 통해 인력을 늘리고 조직개편에도 나섰다.
노랑풍선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전체 600명 규모에서 직원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다시 신입·경력직원 선발을 시작했으며 현재 20%가량의 직원을 추가로 채용했고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여행업계는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적자를 면하지 못했지만 여행업계 정상화 움직임에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하나투어는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13억 원, 영업손실 634억 원을 냈다.
모두투어는 매출 127억 원, 영업손실 90억 원을, 노랑풍선은 매출 48억 원, 영업손실 107억 원을 봤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