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규 KB자산운용 본부장이 30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그룹의 첫 상장 리츠(REITs) 'KB스타리츠'가 코스피시장 입성을 준비한다.
"최근 리츠들 주가가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알고 있다. 상장 이후 성장에 자신감은 있지만 걱정은 된다."
임현규 KB자산운용 본부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천천히 최근 증시 상황을 짚었다.
KB금융그룹의 첫 영속형 상장 리츠를 소개하는 자리임에도 예상보다 간담회 규모는 작았고 기자들도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 약세 영향에 금리인상 우려까지 더해지며 상장 리츠들의 주가가 부진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20개다. 이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상위에 오른 종목은 롯데리츠(1조2319억 원), ESR켄달스퀘어리츠(1조1763억 원), SK리츠(1조1066억 원) 등이다.
한국거래소가 제공한 KRX 리츠 상위 10종목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7월1일부터 8월30일까지 2.24% 하락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3일부터 8월30일까지 계산했을 경우에는 10.42%나 떨어졌다.
KRX지수는 한국거래소가 개별기업 주가를 산업군 등을 중심으로 묶어서 산출하는 지수다. KRX리츠지수에는 롯데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SK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신한알파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이리츠코크렙, 디앤디플랫폼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NH올원리츠 등이 포함됐다.
2001년 국내에 도입된 리츠는 부동산 투자 유행에 맞물리며 상승흐름을 타기도 했다. 지난해(1월4일~12월30일)만 살펴봐도 KRX 리츠 상위 10종목 지수는 13.41% 상승했다. 8월 말까지로 계산해도 14.57% 올랐다.
임 본부장은 최근 부진한 리츠 주가의 흐름을 끊고 KB스타리츠를 '대한민국 대표 리츠'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본격적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짧은 영상을 통해 KB스타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오피스들(벨기에 브뤼셀의 '노스갤럭시타워'와 영국 런던의 '삼성유럽HQ')이 얼마나 가치있는 자산인지 소개됐다.
이후 임 본부장이 KB스타리츠가 갖고 있는 강점 4가지와 멀티에셋 및 원펌(One Firm)을 결합한 성장전략, 상장 이후 주가관리를 위한 노력들을 추가로 설명했다.
임 사장은 모두 최근 상장리츠의 부진한 주가흐름과 차별화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을 짚었다. 이러한 전략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까지 전달되기 위해서는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계속 보여주며 스스로 입증해 낼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한 만큼 향후 금리인상으로 인해 배당수익률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충분히 배당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KB스타리츠는 영속형 상장 리츠다.
리츠란 부동산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간접투자상품이다. 회사는 자본금으로 꾸준히 자산을 매입하고 매도하며 그 규모를 키운다.
국내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6~7% 수준이며 소액의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 기반 상품인 만큼 일부는 퇴직연금 등과 엮어 노후준비 대안으로 리츠에 투자하기도 한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되면 자금조달의 이자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았고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이 리츠 상품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KB스타리츠의 장점으로 △스폰서형 리츠 △물가 인상에 맞춘 임대료 인상 △안정적 자산 보유 △회계 결산기 차별화 등 4가지를 꼽았다.
우선 KB스타리츠는 KB금융그룹 내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스폰서형 리츠다.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계열사들의 지분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아 주가 안정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물가 인상에 맞춘 임대료 인상이다.
임 본부장은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임대료가 상승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배당률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큰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임대료 계약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KB스타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기초자산인 벨기에의 '노스갤럭시타워'와 영국의 '삼성유럽HQ'은 공실률이 낮고 임차인의 신용도도 높아 안정적 자산이라고 짚었다.
임 본부장은 "벨기에의 노스갤럭시타워는 2004년 준공 이후 벨기에 재무부가 임차하고 있고 영국의 삼성유럽HQ는 2019년부터 삼성전자가 100% 임차하고 있다"며 "임차인의 신용도도 높고 재계약 가능성도 높아 앞으로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스타리츠는 회계 결산기를 1월과 7월로 정해 타 리츠들과 차별점을 뒀다.
임 본부장은 "다른 리츠들의 결산기는 3, 6, 9, 12월에 몰려있고 1월과 4월, 7월, 10월에 결산하는 회사는 없다"며 "은퇴소득자처럼 매월 배당을 통해 현금을 활용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다른 리츠들과 결산월이 다른 것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결산기가 몰려있으면 리츠 주가가 한번에 떨어진다"며 "다른 리츠와 맞물려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KB스타리츠의 성장전략을 하나로 압축하면 '멀티에셋과 원펌' 전략이다.
KB금융그룹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13개국·영업점 1570개)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실물 부동산 매입을 원칙으로 두겠지만 우량 자산일 경우 재간접 투자도 병행한다.
지금은 해외 자산을 기반으로 상장하지만 향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우량 부동산을 편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형 오피스,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리테일 자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임 본부장은 상장 이후 주가 관리를 위해서도 적극 힘쓰겠다고 했다.
말로만 주가 관리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수긍할 수 있고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들을 충분히 마련했다는 것을 조목조목 설명하는데 정성을 쏟았지만 상장 이후 냉혹한 시장에서 어떤 주가흐름으로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상장 이후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 편입 △적극적 IR 공개를 통한 투자자 확보 △해외투자자를 위한 영문 정보 제공 △매년 보유 자산 감정평가 등을 제시했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리츠의 대표적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해 글로벌 패시브 투자자들을 편입시키겠다고 했다.
KB금융그룹의 인지도를 활용해 투자설명회(IR) 및 마케팅 활동을 통해 유통시장의 투자자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애널리스트들과 지속적 소통을 통해 정기적으로 리포트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임 대표는 "마지막으로 회사의 현재 가치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 매년 보유자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하겠다"며 "매년 감정평가를 해서 주주들에게 알려주면 주가가 회사의 가치보다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KB스타리츠는 이번 상장을 통해 5천억 원을 공모한다.
다만 지난달 프리IPO(상장전 기관투자자 자금유치)를 통해 모집금액의 70%를 조달해 놓은 상태로 나머지 30%만 공모를 통해 진행한다. 프리IPO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는 1년 동안 보호예수가 적용되기 때문에 상장 직후 유통가능한 물량은 30%다.
KB스타리츠는 9월 6~7일 수요예측을 거쳐 15~16일 일반투자자 대상 일반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가격은 5천 원, 공모 주식 수는 3070만 주다. 대표주관회사는 KB증권이며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5071억 원이다.
KB스타리츠 상장 예정일은 10월 6일이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