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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연합군 전략, 모바일시대 새 성공방정식 될까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6-06-12 11: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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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처럼 기업 생태계에도 소규모 벤처기업들끼리 모여 시너지를 도모해 전체적 성과를 키우자는 ‘벤처연합군’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벤처연합군 전략은 해외에서 먼저 유행하기 시작해 국내에도 자리를 잡고 있다. 국내에서 옐로모바일과 500볼트가 벤처연합군 전략을 도입한 대표적 기업이다.

벤처연합군 전략은 기업끼리 부족한 부분은 서로 채우고 이익을 더 키워 나눈다는 점에서 자금력이 빈약한 벤처기업에게 새로운 생존전략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계열사의 연결실적에 사업을 의존한다는 점에서 사업의 실속이 있는지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기업이 뭉치면 시너지를 낸다는 기본 전략에 의심을 품는 사람도 많다.

◆ 왜 벤처연합군 전략 등장했나

12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벤처연합군 전략이 국내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벤처연합군 전략, 모바일시대 새 성공방정식 될까  
▲ 김충범 500볼트 대표. <500볼트 공식 홈페이지>
2012년 설립된 옐로모바일을 선두로 지난해 출범한 500볼트 등이 사업시작 단계에서부터 벤처연합군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게임기업 네시삼십삼분(4:33)도 개발자회사에 대한 역량지원을 늘려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벤처연합군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벤처연합군 전략은 외국에서 먼저 보편화됐다. 경쟁이 치열한 IT분야에서 벤처연합군 전략이 자주 등장한다.

세계 최대 광고기업인 WPP가 벤처연합군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WTT는 3200개에 이르는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자회사들이 세계 온라인 광고시장을 점령했다.

네덜란드 남부 지역에 조성된 벤처기업 산업단지인 ‘브레인포트 하이테크 캠퍼스’도 성공적인 벤처연합군 모델로 꼽힌다. 단지 내에 입주한 31개 기업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을 협력하면서 매출은 늘리고 비용을 낮춘 것이다.

모바일사업의 확대와 O2O(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 강화 추세가 벤처연합군 전략의 탄생을 촉진하고 있다.

옐로모바일 관계자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이용자는 여러 서비스가 묶인 포털 형태의 앱을 쓰기보다 각 기능에 특화한 개별 앱 여러개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다”며 “각 앱들이 서로 협력한다고 생각해보면 왜 벤처연합군 전략이 주목받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군’전략의 장점

500볼트는 설립 첫 해에 영업이익 7억3천만 원으로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옐로모바일도 설립 2년 째였던 2013년에 20억 원의 흑자를 냈다.

‘뭉쳐서 강해지자’는 벤처연합기업의 사업전략을 뒷받침할 근거는 있는 셈이다.

벤처연합군에 속한 기업끼리는 정보를 공유한다. 가령 A라는 기업이 도입한 마케팅기법이 성공을 거두면 연합군인 B기업이 이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 합동마케팅이나 제휴서비스 출시 등에서도 벤처연합군 전략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모바일 서비스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벤처연합군 전략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의료정보 제공 앱인 ‘굿닥’의 매출이 20배 늘었다”며 “미디어 앱인 피키캐스트와 크로스마케팅을 펼친 결과”라고 벤처연합군 전략의 장점을 단적으로 설명했다.

김충범 500볼트 대표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26개 자회사가 500볼트에 합류하기 이전보다 매출이 평균적으로 49.6%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런 시너지는 광고가 주도한다. 특정 플랫폼이 잘 되면 그 플랫폼에 붙는 광고으 인기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옐로모바일의 경우 디지털 광고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이라는 그룹사를 놓고 그 아래 디지털 광고 계열사를 둘 정도로 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피키캐스트나 쿠차 등 옐로모바일 산하 플랫폼의 인기를 높여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의 성과도 동반해 상승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 산하 디지털 광고계열사가 온라인 광고기법을 고도화해 옐로모바일 산하 벤처연합군의 광고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2차적 목표다.

◆ 시장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

시장에서 벤처연합군 전략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사업모델이 안고 있는 태생적 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은 이익창출을 최우선으로 하는 집단이지 협력을 우선시하는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협력'을 강조하는 이 사업모델이 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벤처연합군 전략, 모바일시대 새 성공방정식 될까  
▲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연합군 모델에 입성할 때 큰 틀에서 계약을 맺기 때문에 큰 잡음은 없겠지만 문제는 이런 불만이 쌓였을 경우”라며 “협력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모델과 기업이 생각하는 이익이 배치될 경우 시너지는커녕 내부갈등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덩치가 커질수록 연합한 기업끼리 내야 하는 시너지의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도 벤처연합군 전략의 성공에 대한 의심을 키우고 있다.

덩치를 키운 뒤 사업부진을 겪은 옐로모바일의 예가 대표적이다.

옐로모바일은 설립 1년 후인 2013년 영업이익 20억 원을 내는 등 벤처연합군 전략의 성공 방정식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 뒤 2년 동안 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을 놓고 의심을 받고 있다.

계열사를 20여 개 이상 불린 뒤 들어가는 지원금이 큰 폭으로 늘었는데 기대했던 기업간 시너지 효과는 그 만큼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계열사 서비스의 광고홍보 등에 5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런 투자를 기반으로 이상혁 대표는 옐로모바일이 지난해 매출 6천억 원과 영업이익 700억 원을 낼 것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매출은 기대치의 반토막 수준인 3182억 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커녕 영업손실만 467억 원 발생했다. 2014년 낸 영업손실보다 지난해 손실규모가 7배 이상 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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