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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과 상업성의 이중주 '아트 비즈니스', 백화점이 공들이는 까닭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8-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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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과 상업성의 이중주 '아트 비즈니스', 백화점이 공들이는 까닭
▲ 백화점업계에 '아트 비즈니스' 열풍이 불면서 매장 내에 미술품 전시·판매공간을 구축하고 미술계와 손을 잡는 등 아트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데이비드 호크니, 이우환, 다니엘 야삼.

패션 브랜드의 이름이 아니다. 이들은 국내 백화점업계가 매장에서 전시·판매했던 작품을 그린 화가들이다. 
 
과거에는 화랑, 미술전시회, 경매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유명작가의 작품들을 최근에는 백화점에서 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백화점업계에서 '아트 비즈니스'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들이 매장 내 미술품 전시·판매 공간을 구축하고 미술계와 손을 잡는 등 아트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백화점업계에서 아트 비즈니스에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미술에 조예가 깊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2019년 신세계갤러리팀을 임원급 조직으로 개편한 뒤 2020년 8월부터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에서 미술품 상설 전시·판매공간인 '아트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미술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며 “약 한 달이면 기존 전시 작품들이 거의 판매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21년 3월에는 미술품의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회사 정관에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또 지난해 말 280억 원을 투자해 미술품 경매업체 서울옥션의 지분 4.82%를 확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옥션 인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콘텐츠 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도 아트 비즈니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한국화랑협회와 국내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최대 미술장터인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 행사를 후원하기로 했다.

앞서 5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아트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이를 통해 신진작가 지원 전시사업, 미술품 소장 문화 확산 전시 등에 대해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문화콘텐츠팀을 운영하면서 6개 매장(무역센터점, 대구점, 미아점, 킨텍스점, 압구정점, 목동점)에서 상설 전시·판매 공간 '갤러리H(Gallery H)'를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도 400여 개의 작품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아트 비즈니스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는 게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는 2020년부터 해마다 '아트 뮤지엄' 행사가 1년에 2차례씩 열린다. 행사 기간 동안 판교점 곳곳은 예술 작품으로 꾸며지고 특별전시장에서도 유명작가의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아트 비즈니스의 시작이 다른 백화점들과 비교해 다소 늦은 만큼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미술품 판매행사 ‘아트 롯데’를 시작으로 미술품 판매사업에 뛰어든 뒤 같은해 8월에는 온라인 미술품 플랫폼 ‘롯데 갤러리관’을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은 6개 지점(본점, 잠실점, 광복점, 광주점, 인천점, 동탄점)에 '롯데 갤러리'를 설치했는데 올해 5월에는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시그니엘 부산에서 백화점업계 최초로 자체 아트페어 행사인 ‘롯데아트페어 부산 2022’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처럼 백화점업계가 아트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미술품 전시·판매를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면서 고급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미술품에 대한 수요는 대부분 고소득층에 몰려 있었지만 최근 젊은층의 '아트테크(예술+재테크)' 열풍과 집안을 꾸미려는 소비자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미술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술품은 다른 고가의 자산과 달리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등의 납부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6천만 원 미만의 미술품,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 등은 양도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백화점들은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미술품 전시·판매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업계의 아트 비즈니스는 '아트 컬렉션(미술품 등을 수집)' 입문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갤러리보다는 백화점을 방문하는 것이 심리적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6층의 복합문화공간 ‘알트원’을 찾은 누적방문객이 50만 명에 이른다. 알트원에서는 미술, 사진 등의 예술작품이 주로 전시되고 있다.

국내 미술품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미술품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3811억 원에서 2020년 3277억 원, 2021년 9157억 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2022년 상반기에는 5329억 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미술품 전시·판매는 백화점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실 크지 않다”며 “오히려 고객 집객이나 백화점 이미지 브랜딩 등의 효과 측면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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