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는 주식시장의 근간이 되는 기업공개시장을 지배할 뿐 아니라 누구보다 정보를 빠르게 잡아 투자에 활용합니다. 이들은 자금력도 막강합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사고 이 종목을 팔았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
|
▲ 23일 장중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기관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던졌다.
국내증시지수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해진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급락하자 기관투자자들이 대형 반도체주 위주로 순매도에 나섰다.
기관투자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은 많이 담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한국남부발전과 부산복합화력발전소 가스터빈 로터(Rotor) 수명연장공사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3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828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 1870억 원어치 사고 2679억 원어치를 팔았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50%(900원) 떨어진 5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3일 연속 하락 마감해 5거래일 만에 주가가 ‘5만전자’로 후퇴했다.
기관투자자는 이날 같은 반도체 관련주로 분류되는 삼성SDI, SK하이닉스 주식도 많이 팔았다.
삼성SDI와 SK하이닉스는 각각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항목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삼성SDI 주가는 전날보다 2.17%(1만3천 원)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 주가는 1.68%(1600원) 내렸다.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72% 하락 마감한 점이 국내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에도 2.78% 하락한 바 있다.
이밖에 네이버(-156억 원), LG화학(-144억 원)이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항목 5위 안에 들었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기관투자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403억 원 사고 120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수 규모는 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전날보다 3.29%(700원)오른 2만2천 원에 장을 닫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한국남부발전과 부산복합화력 가스터빈 로터 수명연장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가스터빈 로터 수명연장 작업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그 동안 해외 가스터빈 원제작자들이 주로 계약을 독점해왔는데 두산에너빌리티가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이번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기관투자자는 태양광 관련 기업인 한화솔루션, OCI 주식도 많이 담았다.
태양광 관련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IRA) 입법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에는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3690억 달러(약 479조 원) 규모 지원 계획이 포함돼 태양광 관련 기업은 투자 세금공제와 제품생산세액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날 한화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라 특히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해외언론 보도가 나온 점이 한화솔루션에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태양광모듈을 생산하는 한화솔루션은 내년부터 연간 2억 달러(약 2600억 원) 이상의 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쓰촨성에서 태양광 업체들이 전력 공급 부족으로 생산 중단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태양광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OCI에도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OCI는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외에도 한국가스공사(137억 원), 현대중공업(120억 원) 등이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5위에 들었다. 정희경 기자
▲ 2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 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