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상반기 '3고 시대'가 도래하며 국내 증시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반기 어떤 종목에 배팅해야 좋을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다. |
[비즈니스포스트] 2022년 상반기는 개미투자자들에게 너무 힘든 시기였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3300까지 치솟으며 ‘주식을 안 하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나왔으나 올해 상반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증시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일명 ‘3고 시대’가 펼쳐지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8억 원, 81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또 사들였으나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투자자가 올해 상반기 순매수한 주식은 278억 원어치다.
최근 국내외 경제적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는 듯 보이고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회복하자 하반기 주식시장의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개미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하반기에 동학개미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19일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7월부터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당장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7~8월 사이 미국 고용지표 호조, 기대 인플레이션 하향 조정,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하락 등으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을 기대하는 심리가 시장에 확산되고는 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8월11일 투자심리 개선에 힘입어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급등하며 5월 초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미국 증시 영향으로 국내 증시도 상승했다. 7월1일부터 8월18일까지 코스피지수는 19.05% 상승했다. 등락을 거듭하고 있긴 하지만 ‘안도랠리(우려 해소의 안도감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현상)’가 이어진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양호한 고용지표 발표, 7월 소비자물가 등으로 긴축 완화 기대가 이어지며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면서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경계가 상존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 완화에 대한 섣부른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반등장세)가 진행되고 있으나 추가 상승 탄력은 둔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베어마켓 랠리에도 추세를 확실하게 형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격, 거래량 지표 모두 하락 다이버전스(주가가 주식의 기술적 지표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가 발생했다”며 “추세와 모멘텀이 약하기 때문에 증시의 추가 상승 탄력은 둔화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정점이 아직 다가오지 않았다는 불안감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시각으로 18일 새벽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연준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계속 목표치인 2%를 훨씬 넘고 있어 제약적 정책이 필요하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준의 매파적 태도가 재확인되자 곧바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다만 연준 위원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은 긍정적이다.
인플레이션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에서 증권업계는 하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 업종으로 자동차, 2차전지, 방산, 헬스케어, 반도체, 에너지 등을 꼽았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8월에 상승하고 있는 주도 종목이 계속 아웃퍼폼(OUTPERFORM, 시장수익률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8월 말, 9월까지 큰 변수가 없다면 실적주와 성장주의 양호한 주가 흐름은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특히 자동차, 2처전지, 방산, 헬스케어 등을 주목하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어닝 서프라이즈 지속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면서 “올해 2분기, 3분기 서프라이즈 확률이 높은 종목을 타겟팅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종근당, 셀트리온헬스케어, 신세계, 에코프로비엠, 비에이치, 화승엔터프라이즈, 삼성물산, 현대차, 롯데렌탈, 한국가스공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주식시장의 추세적 반등을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코스피는 최근 7~8월에 변동성이 낮아졌고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유의미한 반등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투자를 위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증가하면서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이 제시한 업종은 에너지, 운송, 자동차, 자본재, 정보통신기술(IT)하드웨어, 필수소비재, 건강관리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차, 기아, 삼성물산, SK, HMM, 에코프로비엠, KT&G, 에쓰오일, LG이노텍, 현대글로비스, 오리온, 한미약품, 한미반도체, 대덕전자, 에스엘 등을 꼽았다.
다만 3~4분기에 실적 전망치가 대체로 하향 조정됐던 국내 기업들의 실적 흐름 특성에 따라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팀은 에너지 관련주 중에서도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솔루션 주식 매수를 권고했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해 한화솔루션이 단기는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도 수혜를 볼 것이라 예상됐다. 한화솔루션은 이미 미국 조지아주에서 1.7GW 규모의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 1.4GW 규모 시설을 추가하기로 했다.
글로벌투자분석팀은 이 외에 자동차 관련주 가운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현대모비스, 건설 관련주로는 GS건설, 식품 관련주로는 대상과 동원F&B를 각각 추천했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부진한 경제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태도로 미루어봤을 때 9월에도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9월 연준이 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아닌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FOMC에서 미국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한 뒤 11월, 12월 각각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7월 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연준의 고민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금리인상 폭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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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이른바 '3고 시대'의 파도가 밀려온다. 경기후퇴 가능성과 맞물려 3고 현상이 쓰나미로 커져 자칫 한국경제를 휩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유가가 촉발한 원자재가격 상승은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고금리는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고환율은 증시를 휘청이게 한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우선 3고의 파도를 넘고 미래를 위한 대비도 해야 한다. 가계도 위기에 놓이긴 마찬가지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자산을 불리기는커녕 하우스푸어가 되거나 깡통 주식계좌를 떠안기 십상이다.
지나가는 세 사람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다. 여러 기업들의 상황과 대응을 살펴 3고 시대 생존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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