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성 삼성SDI 사장이 중대형배터리사업에서 전기차 외에 에너지분야로 확대해 적자를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최근 규모가 가장 큰 중국시장에서 규제가 강화되고 업체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하다.
|
|
|
▲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이런 상황에서 미국 테슬라가 에너지저장장치분야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기대를 모은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삼성SDI의 자동차용 전지사업에 대한 위험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배터리 원재료인 리튬가격의 상승 등 악재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SDI가 2분기에도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중대형전지에서 영업손실 800억 원 정도를 낼 것으로 추정했다. 직전 분기보다 적자폭이 줄어들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실적개선 속도가 늦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남성 사장은 삼성SDI 중대형전지 매출의 30%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며 주로 전기버스분야에서 시장확대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규제를 강화하며 공급이 어려워지자 승용차와 물류차로 주력분야를 변경하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중국에서 6월 말 발표되는 배터리 규제정책에 따라 향후 실적이 크게 엇갈릴 것”이라며 “중대형배터리의 영업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중국의 배터리 관련 규제에 따른 사업환경 변화 가능성에 대해 “아직 특별하게 진전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를 통해 삼성SDI가 미국 테슬라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매출처를 중국 외로 다변화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를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머스크는 “테슬라는 삼성SDI와 태양광전지분야에서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삼성SDI에게 기회를 열어놓았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를 놓고 테슬라가 중대형전지 독점 공급사인 일본 파나소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삼성SDI의 배터리를 공급받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
|
|
▲ 삼성SDI의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 |
포천은 “테슬라는 이미 삼성SDI와 3년 전부터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파나소닉의 배터리 공급량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공급업체를 다변화하는 것이 가격협상 등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가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이르는 대규모 전기차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의 가동을 내년으로 앞두고 있는 만큼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를 공급받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포천은 전기차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되는 배터리 기술에 차이가 있어 테슬라가 에너지 분야에서는 삼성SDI의 중대형전지를 공급받으며 각자 사업분야에 특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SDI는 태양광모듈 소재와 에너지저장장치 솔루션 등을 일원화해 에너지분야에서 시장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친환경 에너지분야의 성장전망이 밝은 만큼 테슬라에 중대형배터리를 공급해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