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2-08-10 15: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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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가 나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이 2분기 호실적을 거두고 하반기에도 안정적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 ‘셀트리온 3형제’ 주가가 호실적과 합병 기대감에 나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셀트리온 주가는 전날과 변동이 없는 2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 주가는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13.71%(2만5500원) 올랐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제약(8.93%)과 셀트리온헬스케어(10.36%)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기관투자자가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투자자는 3일부터 전날까지 1191억 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 다음으로 외국인투자자가 828억 원을 사들였으며 개인투자자는 2014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가 내놓은 322억 원 규모의 주식을 기관투자자가 사들였다. 반면 셀트리온제약은 외국인이 53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셀트리온 3형제는 올해 5월만 해도 수익성 악화 우려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셀트리온은 1분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1%포인트 줄어들고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주가는 5월19일 13만9천 원까지 하락했다. 5월16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5만3800원까지 내려 52주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제약은 6월17일 52주 최저가 7만1300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셀트리온이 2분기 실적에서 수익성을 보여주자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5일 2분기 매출 5961억 원, 영업이익 1990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8.1%, 영업이익은 21.3% 늘어난 것이다.
본업인 ‘램시마IV’, ‘트룩시마’ 등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군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셀트리온은 상반기에만 매출 1조 원을 초과하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가 나란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요소들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바이오시밀러 주력 제품 해외 시장점유율이 올랐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1분기 유럽시장에서 램시마IV는 52.35%, 트룩시마는 26.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램시마IV는 미국 시장점유율도 30%를 넘겼다.
주요 제품 램시마IV를 위탁 생산에 의존하지 않고 셀트리온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점도 긍정적으로 분석됐다. 램시마IV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의 41%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증권업계도 셀트리온의 하반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셀트리온 목표주가를 22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올렸다. 신한금융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도 연달아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상향했으며 SK증권은 30만 원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계열사 실적발표와 사업구조 개편 추진 등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요인도 아직 남아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분기 실적발표로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가 다시 한 번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일 “2분기 셀트리온 호실적을 통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선순환 랠리’를 위한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졌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은 셀트리온헬스케어뿐만 아니라 셀트리온의 주가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판권을 가지고 유통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은 곧 셀트리온 제품의 판매 성과인 만큼 셀트리온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2분기 실적은 16일 발표된다.
셀트리온그룹이 추진 중인 사업구조 개편작업도 주가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셀트리온제약이 화학합성 의약품,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유통을 담당하는 식으로 나뉘어 있는데 셀트리온은 2020년부터 3사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에만 3번에 걸쳐 2553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3사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사업구조 재정비를 마치면 그룹 사이의 시너지로 사업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셀트리온은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의 합병이 이뤄지면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