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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성장스토리 아직 남았다, 정철동 '선택과 집중' 위기에 더 빛나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8-02 14: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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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의 도시 봉쇄 등 최악의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을 통해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은 ‘잘하는 사업’인 카메라모듈 경쟁력을 강화하고 부진한 스마트폰용 기판, 조명용 LED 등은 정리했는데 이런 결정이 어려운 영업환경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LG이노텍 성장스토리 아직 남았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53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철동</a> '선택과 집중' 위기에 더 빛나
▲ LG이노텍이 2분기에도 실적 성장세가 꺾이지 않음을 증명했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2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LG이노텍은 2분기 스마트폰 비수기 진입에 따라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시장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성과를 거두며 지난해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는 공급망 문제에 따른 원재료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수요가 급감한 시기였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5G 통신용 반도체 기판 등을 생산하는 LG이노텍도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다른 안드로이드폰과 달리 애플 아이폰13이 2분기 단단한 수요를 유지하면서 LG이노텍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아이폰의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는데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말 기준 74.8%에 이른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선전 속에 LG이노텍의 수혜가 극대화되고 있다”며 “아이폰13 시리즈의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1억3300만 대로 전작 대비 10% 더 늘었으며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요가 강했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몇 년 동안 급성장했다.

2019년 4764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1년 1조2642억 원까지 커졌다. 2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부터 LG이노텍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LG이노텍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올해 9월에 출시되는 아이폰14 판매 전망이 밝다. 아이폰14 초도물량은 아이폰13 대비 15% 증가한 9천3백만 대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2023년에 출시되는 아이폰15부터는 고사양 잠망경 카메라가 탑재돼 LG이노텍이 관련 모듈을 공급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가 잠망경 렌즈를 탑재함에 따라 카메라모듈과 카메라 자동초점장치의 부품 가격이 각각 20~25% 오를 것”이라며 “LG이노텍은 애플의 카메라 자동초점장치, 카메라모듈 공급업체가 되면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조립 수율과 이익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이노텍이 지금과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잘하는 사업’에 집중한 정철동 사장의 전략 덕분으로 평가된다.

정 사장은 2018년 말 LG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LG이노텍 사장으로 발탁돼 현재까지 4년 동안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1984년 LG반도체 입사해 LG필립스LCD 생산기술담당,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센터장 등을 거친 그룹의 대표적인 부품소재 전문가로 꼽힌다.
LG이노텍 성장스토리 아직 남았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53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철동</a> '선택과 집중' 위기에 더 빛나
▲ LG이노텍은 2022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7026억 원, 영업이익 2899억 원을 거뒀다.
정 사장은 LG이노텍 대표이사에 오른 뒤 우선적으로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는 데 속도를 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2년 연속 적자를 내던 LED사업 가운데 가장 사업성이 떨어지는 조명용 LED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LG이노텍은 2019년 10월 생산직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그 뒤 2020년 상반기에는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다.

또 2019년 12월에는 스마트폰용 메인기판 생산을 중단했다.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연간 3천억 원 수준이던 매출이 2천억 원으로 급감하는 등 더 이상 수익성이 담보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 사장은 2020년 LG이노텍 창립 50돌을 맞아 카메라모듈(광학솔루션), 기판소재, 전장부품 등 3가지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2025년 영업이익 1조 원을 거두겠다고 발표했는데 카메라모듈 사업의 급성장으로 당초 예상보다 4년이나 앞선 2021년 목표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LG이노텍의 매출이 애플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세계 시가총액 1위이자 가장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애플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만큼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은 지금처럼 세계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긍정적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현금을 쌓은 LG이노텍은 올해 2월 고부가 반도체기판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라인 구축에 413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고 6월 LG전자가 보유하던 경북 구미A3 공장을 2834억 원에 인수하는 등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7906억 원에 이르던 LG이노텍의 현금성 자산은 2분기 들어 6643억 원으로 16% 감소했고 같은 기간 차입금은 1조7479억 원에서 1조8446억 원으로 5.5% 상승했다.

하지만 자본총계의 증가속도가 빨라 부채비율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전장부품 사업도 적자 규모를 점차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영업이익 규모가 이미 연간 1조 원을 웃돌고 있다”며 “전장부품사업부도 3분기부터는 부품 수급이 상황이 개선돼 영업손실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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