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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인도네시아 대통령 6번 만난 정의선, 현대차 토요타 추월하나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2-07-29 16: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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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인도네시아 대통령 6번 만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현대차 토요타 추월하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만남을 이어가며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이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현대차>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일지라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18년 9월 총괄수석부회장에 올라 사실상 경영을 책임지게 된 뒤 3년 10개월 동안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무려 6번이나 만났다. 

인도네시아 경제발전에 힘쓰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으로서는 정 회장의 도움이 필요하고 정 회장 역시 인도네시아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인도네시아에 아세안 지역 첫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했는데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발판삼아 동남아 전기차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국내 기업인 가운데 단독으로 면담한 인사는 정 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만큼 정 회장과 조코 위도도 대통령 사이에 신뢰 관계가 각별한 것으로 읽힌다.

정 회장은 전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별도 면담을 갖고 미래 산업 분야에서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정 회장에게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등 인도네시아 친환경 모빌리티 성장에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말처럼 현대차는 일본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의 집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모두 1만2013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지난해 상반기 1213대보다 판매량이 8배 이상 뛰었다. 시장점유율도 0.3%에서 2.4%로 급등했다.

이는 올 1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위치한 현대차 최초의 동남아 지역 완성차 공장이 양산을 시작한 데 힘입었다. 이 공장에서 올해 크레타, 싼타페, 아이오닉5 등 3개 차종 2만3397대를 생산해 절반가량을 현지에서 판매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일본차 텃밭'으로 불리는 자동차 시장이다.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자동차 판매 10위권 브랜드에는 9위 현대차와 10위 중국 울링자동차 제외하면 모두 일본차가 이름을 올렸다. 상반기 인도네시아 누적 판매량에서 일본 브랜드 합산 시장점유율은 95%에 이른다.

이런 압도적 점유율 차이에도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시선이 많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도네시아 강력한 전기차 확대 정책을 펼치는데 발맞춰 현대차가 전기차 사업 확대에 힘주고 있어서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회사가 40%의 현지화율 조건을 만족하면 부품 수입관세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지 생산 자동차로 인정하는 부품 비중을 2024년부터는 60%, 2030년 이후에는 80%로 강화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현지화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초 15억5천억 달러를 투입해 첫 현지 완성차 공장을 건설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현지 배터리셀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의 신산업 단지 내 모두 33만m2 면적의 부지에서 공사를 시작한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2023년 상반기 완공돼 2024년 상반기에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한다.

현대차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합작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하면 인도네시아 정부의 혜택을 받아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이미 전기차 분야에서 현지 설비투자의 성과를 가시화하며 이제 막 태동하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454대의 전기차를 팔아 9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아이오닉5가 395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EV와 코나EV를 모두 605대 판매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판매량의 87%를 차지했다. 올해 3월부터 아이오닉5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하면서 단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의 75%를 이미 달성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한 전기차 확대 정책에 최근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옮겨갈 준비를 하는 상황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다진 신뢰를 바탕으로 현지 자동차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코위 대통령은 정 회장이 2018년 9월 총괄 수석부회장에 올라 현대차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뒤 가장 많이 만난 해외정상으로 꼽힌다. 

앞서 정 회장은 2018년 9월과 2019년 11월 한국을 찾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면담했고 2019년 7월과 2021년 10월, 올 3월에는 직접 인도네시아를 찾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만났다. 이번 만남은 올 3월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준공식 이후 4개월 만으로 이번 면담으로 3년 10개월 동안 6번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한 셈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1960년대부터 인도네시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토요타는 1971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시장점유율 33%를 기록하고 있는데 현지화 전략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자동차 산업 관련 제조 기술이 부족했던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직접 투자를 유치하고자 했고 토요타는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고용을 창출하며 빠르게 시장을 키워갔다.

정 회장은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시장을 놓고 50년 전과 토요타와 비슷한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한 친환경차 전략을 고수하면서 전기차 진출은 상대적으로 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토요타는 최근에서야 2030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연간 기준 35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장기 전략을 내놨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초기 생산성 확보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업체들이 제시한 전기차 판매 목표에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시선이 많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요타와 혼다가 2024년까지 출시하는 전기차 라인업은 2개 차종에 불과해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 30%를 확보하겠다는 전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바라봤다.

토요타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브랜드 첫 양산형 전기차 bz4x는 지난달 출시 두 달도 되기 전에 부품 결함으로 리콜에 들어가기도 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현지 전기차 생산기지를 발빠르게 구축함으로써 동남아 시장을 선점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남아 시장은 완성차에 관한 역외 관세가 국가별로 최대 80%에 이르는 무역장벽이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2018년부터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협정 참가국 사이에 무관세 혜택을 주고 있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다른 동남아 지역 국가에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도네시아는 2012년부터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이전인 2018년까지 연 100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판매된 아세안 국가 가운데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358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의 전기차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현지화 전략이 성과를 낸다면 현대차로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유럽 외에 새로운 주력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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