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호튼 중국법인이 미국 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급속도로 커지는 적자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팀호튼 중국 매장 내부. <팀호튼 중국 홈페이지> |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의 대표적 카페 체인점 브랜드 팀호튼(Tim Hortons) 중국법인이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실적 부진에도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중국의 스타벅스'로 불리며 급성장해 미국 증시에 상장했으나 회계부정 사태로 상장폐지된 루이싱커피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26일 중국 매체 계면신문에 따르면 팀호튼 중국법인(이하 팀스중국)의 미국증시 상장 계획에 어느 정도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
계면신문은 8월18일 열리는 실버크레스트 주주총회에서 ‘팀스중국 인수합병과 미국증시 상장안'이 상정된다고 보도했다.
실버크레스트는 중국 사모펀드 투자사 에센던트캐피털파트너스가 세운 특수목적인수회사(SPAC)다. 특수목적인수회사의 목적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성장 전망이 밝은 기업을 인수합병해 우회상장을 돕는 것이다.
비상장 기업이 스팩상장을 활용하면 까다로운 일반 IPO 절차보다 빠르게 자본시장에 상장할 수 있고 특수목적인수회사는 이 과정에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실버크레스트는 지난해 IPO를 통해 이미 3억4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소비 및 유통 업종에서 합병할 기업을 찾다 팀스중국을 후보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스팩상장이 가능한 기간은 2023년 1월19일까지며 그 전에 팀스중국 합병 계획이 무산되면 실버크레스트는 다른 기업을 찾아야 한다.
중국 공공정책연구기관인 판구싱크탱크의 장한 연구원은 “팀호튼 중국법인이 제2의 스타벅스가 될 지, 루이싱커피가 될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장 연구원에 따르면 팀스중국은 2019년 초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출했으며 중국 텐센트와 여러 전문 투자기관의 자금 지원을 통해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팀스중국 매장 수는 합계 390개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안으로 800개 이상으로 늘리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2026년에는 2750개 매장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
장 연구원은 “팀스중국이 실버크레스트와 합병한다면 상장에 실패할 가능성은 크지 않겠지만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팀스중국 연매출은 2019년~2021년 3배로 늘어난 반면 순손실 규모도 3배 이상 확대됐기 때문이다.
장 연구원은 “팀스중국이 유명 기업 자본을 바탕으로 적자 규모와 상관없이 빠르게 매장 수를 확대하고 상장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모습은 루이싱커피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루이싱커피는 중국의 스타벅스로 불리며 급성장한 커피 전문점 브랜드다. 미국 증시에 상장까지 성공했으나 회계부정 사태로 2년 전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장 연구원은 “팀스중국에서 스타벅스와 루이싱커피의 모습이 모두 보이지만 팀스중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팀스중국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스타벅스의 뒤를 따를 지, 아니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해 상장폐지된 루이싱커피의 전철을 밟을 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현재의 자본시장은 기업의 이야기가 아닌 실적을 믿는다”며 “팀스중국이 미국증시에 상장하기 전에 수익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