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칩4로 일컬어지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이 국내 무역수지 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박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중국 개혁 개방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3%대라는 중국 성장률의 파장과 함께 미국의 반도체 동맹 추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대중국 교역에서 부담스러운 뉴스”라고 분석했다.
▲ 칩4로 일컬어지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이 국내 무역수지 흐름의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공장. |
미국 정부는 최근 한국 정부에 칩4 동맹 참여 여부를 8월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과 함께 칩4 동맹을 구축해 '반도체 굴기(진흥)' 정책을 펼치는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칩4 참여가 결정되지 않았고 설사 참여가 결정되더라도 당장 대중국 교역, 특히 대중 반도체 수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과거 사드 경험을 비추어볼 때 긍정적인 뉴스가 아님은 분명하다는 시선이 많다.
칩4를 포함해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은 국내 교역 사이클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국내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국내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0.4%. 15.9%로 중화권이 국내 반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3%에 이른다.
따라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리스크에 국내 반도체 경기가 자유로울 수 없은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중국 내 하이테크 업황이 둔화되고 있는 점은 반도체 등 IT 수출에 또 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최대 교역 상대인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분야 견제에 맹목적으로 참여할 경우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만약 대중 반도체 수출 사이클이 급격히 둔화된다면 이는 국내의 전체 무역수지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원화 가치에도 부정적 영항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박 연구원은 “칩4 관련 불확실성은 국내의 중국 수출 변화를 통해 국내 제조업과 경기에 커다란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