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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사' 삼성SDS의 앞날 안갯속으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6-03 16: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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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회사' 삼성SDS의 앞날 안갯속으로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회사’ 삼성SDS의 앞날이 안갯속에 빠졌다.

삼성SDS가 사업부문별로 회사를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삼성전자나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하지는 않는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받으며 주식시장에서 황태자 대접을 받아왔다.

◆ 삼성SDS 분할, 합병은 불투명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사업분할을 추진하며 향후 삼성그룹 계열사와 합병하게 될지, 또는 독자생존을 추진할지 방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삼성SDS는 이날 "사업부문별로 회사를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일정이나 합병 등 추가적인 계획에 대해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물류사업부문과 IT사업부문 사이의 연관성이 크지 않고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70% 정도로 높아 사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삼성SDS가 삼성물산 또는 삼성전자와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왔다.

삼성SDS가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과 합병하게 되면 시가총액을 불리고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합병할 경우 사물인터넷과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 분야 신사업에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또는 연구개발 인프라와 시너지를 내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을 활용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SDS가 당장 합병보다는 회사를 사업부문별로 분할해 사업가치를 우선적으로 키우기로 하면서 삼성SDS의 운명도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재용 회사' 삼성SDS의 앞날 안갯속으로  
▲ 정유성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왼쪽)와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부문 사장.

◆ 삼성SDS 어떻게 될까


삼성SDS는 물류사업부문을 분리해 별도회사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삼성SDS는 통신망과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SI사업과 데이터와 서버 등 IT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웃소싱 등 IT사업과 물류사업을 주축으로 한다.

삼성SDS 물류사업은 삼성전자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 주력상품 출하량이 줄어들며 부진을 겪고 있다

또 삼성SDS IT서비스사업도 세계적으로 IT서비스 시장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에 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S는 솔루션사업을 확대하며 자체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최초로 부문별 사장체제를 도입하는 등 체질개선에 힘써왔다. 하지만 솔루션사업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실적에 기여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DS가 물류사업을 분리하면 조직을 효율화하고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솔루션사업에서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SDS의 사업분할이 물류부문은 삼성물산과, IT서비스부문은 삼성전자와 합병으로 가는 과도기일 가능성이 높다. 각각의 사업부문이 독자적으로 성장을 계속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SDS IT서비스부문의 경우 삼성전자의 핀테크와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에서 소프트웨어 분야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SDS의 소프트웨어 인력은 최근 대규모로 삼성전자 R&D센터로 이동하는 등 협업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의 정체성이 불분명한 만큼 사업재편은 필수적이지만 어느 쪽도 쉽지 않아 일단 사업을 분리한 뒤 시기를 조율하려는 것"이라며 "결국 삼성SDS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이재용과 뗄 수 없는 삼성SDS

삼성SDS가 사업부문을 분리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에 합병하게 될 경우 삼성SDS는 삼성그룹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삼성SDS는 1985년 삼성그룹의 전산시스템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뒤 점차 네트워크서비스와 솔루션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재용 회사' 삼성SDS의 앞날 안갯속으로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 뒤 삼성네트웍스와 삼성SNS 등 계열사를 합병하며 2012년 물류사업을 추가하는 등 몸집을 키운 뒤 2014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삼성SDS는 1999년 신주를 발행할 때 이 부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헐값에 주식을 매입했다는 이유로 2009년 삼성특검 당시 도마에 올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그룹 임원들이 이 사건으로 배임혐의 등으로 처벌을 받기도 했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14년 삼성SDS가 상장하며 1조 원 이상의 차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받아 주가에 프리미엄이 항상 붙었다.

이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를 목적으로 삼성SDS 지분 2% 정도를 매각한 뒤 주가가 급락했을 정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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