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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전기차 배터리 ‘테슬라 의존’ 탈출 시도, 한국 배터리3사 '이중고'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7-20 11: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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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전기차 배터리 ‘테슬라 의존’ 탈출 시도, 한국 배터리3사 '이중고'
▲ 일본 파나소닉이 미국에 대규모 배터리공장 신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배터리 합작공장이 위치한 기가팩토리.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파나소닉이 미국에 대규모 공장 신축을 계기로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 의존을 낮추고 북미 고객사 기반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북미에 생산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한국 배터리 3사가 일본과 중국 경쟁사의 잇따른 진출 확대로 치열한 경쟁환경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20일 “파나소닉의 미국 캔자스주 배터리공장 투자 규모는 40억 달러(약 5조2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현지 당국에서 막대한 금전적 지원이 예고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로라 켈리 캔자스 주지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파나소닉의 투자 확정 내용을 발표하며 이는 캔자스주 역사상 가장 큰 투자 유치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캔자스주에서 승인한 파나소닉의 배터리공장 투자 인센티브 및 세제혜택은 모두 1조1천억 원 가량에 이른다. 해당 공장이 현지에서 일으킬 고용 창출 및 경제 활성화 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파나소닉의 캔자스주 공장 프로젝트는 북미 최대 고객사인 테슬라에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를 목적으로 추진된다.

그러나 이번 공장은 파나소닉의 기존 배터리공장과 달리 테슬라와 합작공장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 규모를 고려할 때 다른 고객사에 공급도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파나소닉은 다른 배터리 고객사를 찾아 테슬라에 의존을 낮추려 노력하고 있다”며 “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 및 중국 CATL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업체를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28%)에 이어 2위 업체다.

파나소닉이 사실상 테슬라 배터리 공급 성과로만 세계시장에서 이 정도 입지를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사 기반을 확대하는 일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커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배터리 기술력과 공급 경험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소닉 전기차 배터리 ‘테슬라 의존’ 탈출 시도, 한국 배터리3사 '이중고'
▲ 일본 파나소닉의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특히 파나소닉이 캔자스주 공장에서 양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4680 규격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보다 용량을 5배 높인 신기술로 여러 고객사의 수요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

파나소닉이 새 배터리공장 투자 규모를 역대 최대수준으로 키운 점도 고객사 기반 확대에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잇따라 북미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고객사를 미리 확보해 뒀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합작공장이 아닌 단독공장 형태로 배터리공장 증설 및 신설 계획도 추진하고 있어 북미시장에서 당분간 고객사 배터리 수요 확보에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강력한 경쟁사인 파나소닉이 북미시장 진출 확대 및 고객사 기반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투자 전략을 내세우면서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앞으로 벌어질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한국 배터리 3사가 앞으로 배터리 원가와 기술력, 공급 능력 등을 두고 파나소닉과 맞대결을 벌이게 될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이번 프로젝트에 더해 2028년까지 배터리 생산 능력을 현지의 3~4배로 늘리기 위해 북미를 중심으로 추가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최근 제시했다.

테슬라 미국 전기차공장에 배터리 독점 공급사로 안정적 실적 기반을 확보한 파나소닉이 북미 배터리시장에서 물량 공세를 통해 한국 경쟁사들에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1위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도 북미 고객사에 배터리 공급을 목표로 두고 멕시코와 미국에 50억 달러를 들이는 신규 배터리공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ATL은 이미 멕시코 공장 후보지 2곳을 선정해 투자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북미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삼국지’가 펼쳐지면서 한국 배터리 3사가 서로 경쟁하는 것을 넘어 해외 업체의 막강한 물량 공세에도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CATL은 그동안 주로 중국 내수시장 고객사에, 파나소닉은 테슬라에만 집중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해 와 한국 배터리업체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북미를 넘어 유럽 등 전 세계로 배터리 공급 경쟁이 확산되면서 한국업체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과 일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며 “파나소닉도 이에 맞춰 배터리 고객사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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