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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임박, 원/달러 환율과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은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7-18 16: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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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21일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을 앞두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넘어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도 나오는데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임박, 원/달러 환율과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은
▲ 7월21일 유럽중앙은행이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다. 사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6월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 이후 회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유럽중앙은행 인스타그램>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7월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뿐 아니라 사흘 앞으로 다가온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큰 관심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유럽중앙은행은 그동안 6년 넘게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6월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7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다.

세계 주요 증시는 최근 들어 향후 경제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지표 하나 하나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예상보다 높은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내렸고 15일 긍정적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되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반등한 것이 대표적이다.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심리가 작은 지표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셈인데 이번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역시 국내외 투자자의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스피에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 회의 이후 외환시장 변동성은 진정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되면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서 외국인 순매수에 따른 코스피의 기술적 반등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는 이처럼 달러화 강세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일 1320원을 돌파하는 등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데 달러 대비 자국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연합(EU)의 유로, 일본의 엔, 영국 파운드스털링,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와 달러 가치를 비교하는 달러인덱스는 달러가치 상승으로 올라 14일 109.29로 2002년 9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동안 달러보다 가치가 높았던 유로화는 현재 달러화와 동등한 ‘패리티(parity)’ 상태까지 가치가 떨어졌다. 1유로와 1달러 가치가 같은 패리티 상태가 찾아온 것도 2002년 12월 이후 약 20년 만이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등 고강도 긴축정책을 펼치는 사이 유럽중앙은행이 그대로 제로금리를 그대로 유지한 점도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중앙은행은 2016년 3월 기준금리를 0%까지 내린 뒤 현재 6년 넘게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이 가파른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애초 예고했던 것과 달리 빅스텝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본다.

19일 발표되는 유로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유로존 6월 소비자물가지수를 8.6%로 예상하고 있는데 만약 시장 전망치보다 수치가 높게 나온다면 유럽중앙은행이 빅스텝을 선택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온 5월 소비자물가지수 8.1%를 바탕으로 7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유럽중앙은행이 빅스텝을 선택한다면 베이비스텝을 밟을 때보다 유로화 가치 회복이 더욱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외국인투자자의 코스피 이탈 방지에도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더라도 유럽중앙은행이 과감히 빅스텝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유럽연합의 '분절화(fragmentation)' 변수 때문이다.

분절화는 유로존 회원국 사이 국채 금리 격차가 커지고 특정 국가의 조달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부실 국가의 경기침체와 재정건정성 악화로 분절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고 이는 유로존의 더 큰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기를 대비해 자산매입 등 분절화 방지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앞으로 어떤 분절화 방지 대책을 내놓느냐는 기준금리 인상폭만큼이나 향후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분절화 방지 대책의 핵심은 얼마나 유로존 국가 사이 합의 과정을 최소화하고 신속히 실행하면서 국채 금리 안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있다”며 “분절화 방지 도구가 얼마나 강력한지가 유로존 통화정책 속도와 파급효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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