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당분간 공격적 투자가 아닌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달러화 강세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내 주식투자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미국 이외 변수, 특히 이탈리아 상황에 따라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연합뉴스> |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지난주 미국 증시 반등으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달러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다"며 "당분간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구축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교체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지금은 리스크를 좀 더 관리할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부 변수로 강달러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유로존 이벤트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시간 9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107.87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20년 중 최고치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증시도, 외국인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도 부진하다.
최근 치솟는 물가에 1.0%포인트 금리인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심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시각으로 14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지지하겠다고 밝히며 불안감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연구원은 "연은 총재 발언에 달러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지만 언제든 기존 경로로 돌아갈 여지가 충분하다"며 "유로존에서 예정된 이벤트 등 미국 이외 변수가 그런 흐름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는 달러인덱스 내 비중이 57.6%를 차지할 정도로 달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올해 유로존 성장세가 약화되며 유로화 역시 힘이 빠지는 모양새인데 20년 만에 유로와 달러의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에 도달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 중에서도 이탈리아가 가장 눈에 띈다.
이탈리아는 공공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150%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1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때 이탈리아에 대한 선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현지시각으로 14일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연립정부(연정)이 의회 신임 투표에서 지지를 철회하자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즉각 반려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드라기 총리가 오는 20일로 예정된 의회 연설에서 재차 사의를 표명한다면 이탈리아 정정 불안이 경제 불안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봤다.
드라기 총리는 10년 전 유로존 붕괴를 막았던 주역이기도 하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