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온라인으로 전통주를 사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하면 전라북도 무주군에서 생산된 전통주 ‘머루와인’을 손쉽게 집으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젊은 직장인들이 온라인으로 전통주 사먹는 재미에 빠졌다. |
온라인으로 주문한 머루와인을 매주 한 병씩 마시고 있는 A씨는 머루와인을 시작으로 전통주를 향한 관심도 커졌다.
A씨는 온라인을 통해 다른 전통주 구입을 시도할 뿐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도 전통주 온라인 구입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이처럼 MZ세대 사이에서 퍼지는 전통주 인기에 발맞춰 유통업계는 전통주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10일 신세계백화점이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 ‘신세계 우리술’ 공식 스토어를 열고 전통주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신세계 우리술에서는 소주, 증류주뿐만 아니라 막걸리, 지역 와인까지 150여 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전통술이 인기가 높은 만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술은 따로 ‘화제의 술’로 묶어 판매하는 코너까지 만들었다.
이전에도 SSG닷컴을 통해 신세계백화점이 판매하는 전통주를 구매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구매한 뒤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해 제품을 받아가야만 해 신세계백화점이 없는 지역에 거주한다면 구매하기도 어려운 ‘반쪽짜리’ 온라인 판매에 그쳤다.
이제 신세계 우리술 전문관을 통해 전국 어디서든 구매가 가능하며 집에서 편하게 배송으로 전통주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세계백화점의 전통주 판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51% 늘었다.
핵심 고객은 역시나 20대~30대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20~30대 고객 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났고 매출 역시 63% 늘었다.
▲ 컬리가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전통주. <컬리> |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도 전통주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컬리는 ‘마켓컬리’에서 지난해 말부터 전통주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컬리의 강점으로 꼽히는 새벽배송인 ‘샛별배송’ 서비스를 통해 전통주를 구매하면 다음날 집 앞까지 배달해주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컬리가 전통주 판매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판매량 30만 병을 기록할 정도다.
컬리는 전통주 판매량이 늘자 다양한 전통주를 새로 입점시키는 등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컬리는 모두 74종의 전통주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주류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칠성몰’에서 2020년 7월부터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다. 다만 상품이 17종에 그치는 등 판매가 활성화돼있지는 않다.
유통업계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2017년부터 오픈마켓을 통해 주류 제조업자에게 온라인 판매장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전통주 시장 규모는 2017년 400억 원에 그쳤지만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면서 2020년 627억 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전통주를 향한 MZ세대의 관심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전통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백술닷컴’은 3개월 만에 누적 방문자 수가 5만 명을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백술닷컴의 연령대별 회원 가입 비중을 보면 20~30대가 62%로 가장 높을 정도로 MZ세대의 관심이 높다.
MZ세대가 전통주에 관심이 높아진 데는 코로나19 위기를 지나며 익숙해진 ‘홈술’(집에서 술마시기) 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주를 마시는 장소로 가정(집)을 꼽은 소비자는 2019년 47.6%에서 2020년 56.1%, 2021년 59.9%로 증가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