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 사건을 일제히 보도한 일본 신문.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의 일본 전문가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 사건을 놓고 2차대전 이후 일본 정치 사상 최대 사건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이어진 일본의 경기침체와 장기 집권당 자민당에 의한 극우세력 확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8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일본 전문가로 알려진 샹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특임연구원과 인터뷰를 인용해 “일본의 전반적 정계 분위기가 보수화, 우파화로 기우는 상황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해 놀라울 따름이다”며 “2차대전 이후 일본 정치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사건으로 봐도 무방하다”라고 보도했다.
2차대전이 끝난 뒤 일본 안에서 극단적 좌파운동이 벌어지고 극우단체의 견제도 시작되면서 정치인 암살 사건이 여러 차례 일어났었지만 냉전시대가 막을 내리며 좌우 진영의 대립 구도가 완화됐고 극단적 정치 활동이 줄어든 것으로 설명됐다.
이번에는 참의원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이 일어난 만큼 정치적 목적에 의한 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역대 일본 총리 가운데 재임 기간이 가장 길지만 일본 내에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샹 특임연구원은 “반아베 국민들은 ‘아베노믹스’로 인해 사회의 빈부격차가 더 커졌다는 것에 불만을 안고 있고 군사안보정책의 변화를 일으킨 것에 관해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몇 년 동안의 일본 정계만 놓고 보면 큰 파장이 없어 보였고 자민당의 집권당 입지도 견고해 보였다”며 “하지만 경제가 장기간 침체돼 있으며 국가 성장이 위험에 빠져 극단적 사상이 암암리에 판을 치고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사회 치안이 좋고 총기 관리도 엄격한 것은 맞지만 최근 치안 관련 사건이 불시에 자주 발생한 것 역시 일본 경제 성장이 멈춰있고 정치적 사상이 막혀있는 것과 관련돼 있다고 언급됐다.
샹 특임연구원은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과 같은 폭력적 행태는 엄격하게 처벌해야 하겠지만 일본 자체적으로도 정치 극단화(극우화)에 따른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방송국 NHK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일본 현지시각으로 11시30분경 아베 전 총리는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를 하던 도중 총격을 받아 쓰러졌다.
피습에 사용된 총기는 산탄총으로 추측됐지만 일본 경찰은 권총으로 확인됐다고 정정했다.
약 30명의 사람이 지켜보고 있던 현장에서 두 발의 총성이 울렸고 아베 전 총리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경찰 당국은 용의자로 지목된 야마가미 테츠야를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는 전직 자위대원으로 알려졌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