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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훈, 삼성물산 '합병무효' 리스크 어떻게 대응할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6-01 1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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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기 어렵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일성신약 등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제기한 주식매수청구가격 조정소송 결과에 대해 1일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주화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치훈, 삼성물산 '합병무효' 리스크 어떻게 대응할까  
▲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오른쪽)과 윤주화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
두 사람은 지난해 삼성그룹 최대의 '성과'로 꼽혔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총대를 멨던 최고경영진들이다.

윤주화 사장은 합병 추진 당시 제일모직 사장으로, 최치훈 사장은 삼성물산 사장으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삼성물산 일부 주주들의 거센 반대 속에 주총에서 합병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을 만나 설득하며 고군분투했던 합병의 '1등 공신'들이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합병추진 과정에서 옛 삼성물산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해온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합병반대파들의 주장과 상통하는 것이어서 최치훈 사장 등 경영진들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최 사장은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가 끝난 뒤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심 판결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삼성물산 측은 이번 판결의 여파가 워낙 큰 만큼 앞으로 법적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이 이번 판결결과에 따라 일성신약 등에 추가로 지급해야 할 금액은 약 350억 원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은 1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8위에 올라있는 거대 기업인 만큼 추가 지급액 규모는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수면 아래 가라앉는 듯 했던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이번 판결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 점이다. 가뜩이나 삼성물산 합병 이후 통합 시너지를 강조했던 경영진들의 주장과 달리 실적부진에 따른 주가부진에 주주들의 원성이 높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1일 삼성물산이 합병 관련 이슈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영업가치 상승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배구조와 관련된 불확실성 또한 높아졌다”면서 “대법원이 2심 판결을 유지하면 합병무효 소송에 대한 리스크도 부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1일 전일보다 0.42%(500원)가 내린 11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시 12만 원선이 무너진 것이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5월31일 기준으로 7.62%로 합병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일성신약 등은 매수청구가격 조정소송과 별개로 3월에 합병 무효소송도 제기했다. 법조계와 재계는 이번 판결이 합병 무효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한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1대 0.35로 정해졌다. 법원이 이번 소송에서 일성신약 등의 손을 들어 주당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고 결정한 만큼 앞으로 합병 무효소송에서도 달라진 주당 가격을 근거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물론 삼성물산 측이 항소할 뜻을 밝혀 이번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했던 다른 투자자들 가운데 추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재판부가 주당 가격 재조정을 판단한 근거로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주가가 낮게 산정되도록 의도했다는 점을 지적한 부분은 큰 파장을 부를 수 있다. 이는 주가조작 혐의에 해당한다.

재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만약 삼성물산 주가산정에 대해 주가조작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에 나서 이를 입증하기라도 한다면 그 파장이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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