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이 미국 현지화 전략을 통해 내놓은 '비비고 치킨앤실란트 만두'. |
[비즈니스포스트]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가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유럽까지 K-푸드의 영토확장을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유럽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비비고 만두 현지화 전략의 성공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5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유럽지역 식품 매출을 2021년 367억 원에서 2027년까지 5천억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CJ제일제당의 유럽매출 확대 목표는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의 흥행에 따른 자신감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의 유럽매출은 1년 전보다 72%가 늘어났다.
CJ제일제당은 현지에서 친숙한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선두에는 '닭고기 만두'를 세운다. 다양한 민족과 식문화가 발달한 유럽시장에서 닭고기는 종교적 관습과 민족적 선호도 차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채식인구를 공략하기 위한 식물성 제품 브랜드 '비비고 플랜테이블'로 만두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 현지화 전략은 해외 식품시장의 장벽을 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비비고 만두의 해외 판매 제품들을 살펴보면 국내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레시피를 그대로 이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CJ제일제당 현지 소비패턴에 맞는 제품 패키징을 선보이며 비비고 만두의 현지 안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비고 만두의 현지화 전략이 성공한 대표적 지역으로는 미국이 꼽힌다.
비비고 만두의 미국 진출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CJ제일제당은 '한식의 세계화'를 내세워 비비고 만두를 미국시장에 진출시켰다.
국내에서는 돼지고기와 부추(정구지)를 만두소에 사용한 것과 달리 현지인들의 식성에 맞춰 닭고기와 고수를 이용한 '치킨앤실란트' 만두를 출시했다. 만두 사이즈도 현지인들의 선호도에 맞춰 줄였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치킨앤실란트 만두는 비비고 만두가 현지 만두시장에서 매출기준 1위에 올라서는 데 크게 기여한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냉동식품 문화가 발달하고 대량 구매와 소비 습관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에 맞춰 만두 4팩이 들어간 대용량 박스제품 패키지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간장 소스를 듬뿍 찍어 먹는 현지인들의 식습관을 고려해 왕교자 제품은 나뭇잎 모양의 트레이 개발로 취식의 편의성을 높이기도 했다.
비비고 만두의 미국매출은 2021년 3억1600만 달러로 2020년보다 27.4% 늘어나며 비슷한 문화권인 유럽시장의 매출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
비비고 만두의 현지화는 미국 이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서 현지인의 취향에 맞춰 고기와 옥수수를 넣은 '미트앤콘 만두'와 '해산물 만두'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현지 기후와 유통망 사정까지 고려해 상온에 노출된 만두가 서로 들러붙지 않도록 분리 포장 형태로 판매한다.
미국 및 베트남과 달리 중국에서는 부추를 배제하고 옥수수, 배추, 오이 등의 재료를 활용해 모두 17종의 비비고 만두를 내놨는데 고급스러운 포장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취향도 맞췄다.
중국에서 비비고 만두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7%에서 2021년 7.7%로 늘어났다.
일본에서는 국물요리에 토핑으로 만두를 즐겨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생강이 들어간 물만두 제품인 '비비고 수교자'를 대표상품으로 내세웠다. 대체로 식사량이 적은 하는 일본인의 식습관을 반영해 한끼 분량의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전통음식인 펠메니(Pelmeni)를 본따 소고기의 양을 늘린 '비비고 BBQ 만두'를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의 현지화 노력은 마케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9월 NBA구단 LA레이커스와 마케팅 협약을 맺었다. 또한 CJ그룹이 주최하는 골프대회 '더CJ컵'에 스폰서로 참여하고 초대형 K-팝 콘서트 행사인 'KCON'에서는 체험행사를 여는 등 현지화를 위한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다채로운 재료와 포장을 활용한 현지화 전략으로 만두를 'K-푸드의 대표음식'으로 키우고 있다. 특히 덤플링, 교자, 딤섬 등 다양한 명칭을 두고 비비고는 '만두'라는 이름을 줄곧 유지하며 K-푸드의 저력을 알리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