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7-03 16: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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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패션 제품은 아름다움을 위해 만들어지지만 반대로 아름다운 환경을 더럽히는 주범이기도 하다. 패션 산업은 자동차 산업 등과 함께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분야로도 꼽힌다.
엘에이알은 ‘환경을 사랑하는 것이 곧 아름다움이다’라는 가치를 두고 친환경 패션 제품을 만들면서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 계효석 엘에이알 대표.
비즈니스포스트는 1일 재활용가죽, 폐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신발과 가방, 모자 등을 만드는 엘에이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엘에이알은 2017년 사업을 시작했고 2018년 법인을 정식 설립했다. 2021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프라인 매장도 두고 있다.
사명은 ‘룩 어라운드(LOOK AROUND)’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사람과 환경 등 주변을 둘러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엘에이알 신발은 일반 피혁업체나 가방업체 등에서 남은 자투리 소가죽을 재활용한 친환경 가죽을 사용한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안감과 신발끈을 만든다.
또 나무를 베지 않고 수확할 수 있는 코르크나무 껍질과 고무나무 원액을 이용해 신발깔창과 밑창을 제작한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로 가방과 모자 등도 만든다.
엘에이알 관계자는 “엘에이알은 지난해 1년간 소 1200마리, 폐페트병 22만 개에 해당하는 소재를 재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엘에이알을 이끌고 있는 계효석 대표는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고 2010년 미국에서 패션 경영을 공부했다. 이후 미국 SPA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이들이 무분별하게 생산한 뒤 창고에 쌓아둔 수많은 제품들을 소각하게 된다는 것을 보고 친환경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후 국내로 돌아온 계 대표는 2017년 친환경 소재로 만든 신발을 선보이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사업 실적은 저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케미칼의 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엘에이알의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주관한 것이다. 소셜벤처인 슈퍼빈의 자원회수로봇을 활용해 참여 업체들로부터 폐페트병을 수거한다. 이를 분쇄해 원료로 만들고 다시 재활용 원단을 제작한다. 이후 최종적으로 엘에이알이 이를 활용해 친환경 신발과 가방을 만들게 된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엘에이알 신발을 착용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큰 관심이 몰렸다. 지난해 6월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도리스 슈미다우어 오스트리아 영부인에게 엘에이알의 친환경 신발을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엘에이알이 판매하는 신발 제품 이미지. <엘에이알>
엘에이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크게 늘었다”며 “지난해 매출은 10억 원 수준이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자립준비청년 채용에도 나서고 있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다가 만 18세가 되면서 법적보호가 종료돼 사회로 나오는 아이들을 뜻한다.
엘에이알 관계자는 “전체 직원은 7명이며 이 가운데 2명이 자립준비청년이다”며 “자립준비청년 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제품뿐 아니라 친환경 종이테이프와 종이박스 등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엘에이알 관계자는 “올해 9월부터는 자연분해되는 생분해비닐을 만들어 포장재로 사용하게 된다”며 “앞으로 환경 보호에 기여하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친환경 패션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